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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 - 세계를 열광시킨 애플의 창조경영 이야기
김영한 지음 / 리더스북 / 2006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애플'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아마 한 입 베어 먹은 앙증맞은 빨간 사과 심볼과 함께 전세계 MP3 플레이어 시장을 휩쓸어버린 ''아이포드''가 가장 먼저 떠오를 것이다. 더불어 본체를 모니터에 넣은 새로운 형태와 깜찍한 디자인과 색상으로 우리를 유혹하던 아이맥과 애플의 앞서가던 기술의 표본이었던 매킨토스도 생각날 것이다.
MP3계의 선두주자였던 아이리버의 유저이지만 요즘은 그 아이리버조차 잘 쓰지 않는 나는 아이포드의 출연에 무관심했다. 그러다 어느날 아이포드에 열광하는 세상을 바라보면서 아이포드의 무엇이 그토록 사람들을 열광시키는지 궁금해졌다. 김영한의 <스티브 잡스의 창조 카리스마>는 이런 나의 궁금증을 해결해 주기에 충분했다. 또한 세상을 매료시킨 아이포드 자체와 애플에서 아이포드가 가지는 의미와 존재감과 더불어 그것을 탄생시킨 스티브 잡스의 새로운 시각과 창조적 경영 마인드를 소개하고 분석하면서 우리가 그에게서 무엇을 배워야 할 지를 정확히 짚어주고 있다.
내가 스티브 잡스라는 이름을 기억하게 된 건 그의 감동적인 스탠포드 대학 졸업축사를 접하면서였다. 그 연설엔 그의 드라마틱한 인생역정이 모두 담겨있다. 양부모의 학비부담 때문에 대학을 자퇴하고 워즈니악과 애플을 창업한 스티브 잡스는,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인 애플Ⅱ로 부와 명성을 얻지만 막대한 개발비와 광고비를 쏟아부었던 매킨토시와 그 후속모델의 실패로 결국 자신이 세웠던 회사에서 쫓겨나는 불운을 겪는다. 그러나 그는 거기에서 멈춰서지 않고 넥스트와 픽사를 설립해 재기의 발판을 다졌고, 픽사와 디즈니가 합작한 최초의 3D 장편 애니메이션인 <토이 스토리>의 엄청난 성공으로 화려하게 부활한다. 그리고 1년뒤 자신을 쫓아냈던 애플에 당당하게 다시 복귀한다.
MS보다 먼저 윈도우 개념과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같은 뛰어난 기술을 개발하고도 잘못된 시장 선택으로 위기를 자초한 애플. IBM을 상대로 한 하드웨어가 아니라 매킨토시 OS를 기반으로 한 소프트웨어 시장에 집중했다면 현재 MS가 부럽지 않을 위치에 있을 것이다. 잡스는 애플을 떠나 넥스트와 픽사를 거치면서 경영 마인드에도 변화를 경험하고, 그로 인해 기존의 ''기술''에의 집착을 버리고 ''디자인''이란 새로운 가치의 중요성을 인식하게 된다. 기술 위주의 좌뇌경영에서 감성을 통한 우뇌경영으로 발상의 전환을 맞이한 셈이다. 이런 일련의 과정속에 출시된 아이맥은 뛰어난 디자인과 고객의 마음을 파고든 전략으로 승승장구하여 계속되던 애플의 경영난을 해결해 준다.
그러나 스티브 잡스의 창조경영이 가장 정점에 달한 제품은 뭐니뭐니해도 '아이포드'다. MP3 플레이어를 기존의 제품처럼 단순한 음악기기가 아닌 하나의 IT기기로 인식한 그는, 여러 계층의 다양한 니즈를 수용하여 얇고 단순하게 설계된 혁신적 디자인과 사용하기 편리한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아이포드를 탄생시켜 시장의 열렬한 지지를 받는다. 그러나 애플은 아이포드 하나로 끝내지 않고 거기에 다운로드 소프트웨어인 아이튠스와 유료 음원을 파는 아이튠스 뮤직스토와의 연계시켜 새로운 디지털 뮤직 시스템을 구축함과 동시에 온라인 음반시장이라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해냈다. 또한 포드캐스팅처럼 유저의 참여를 적극적으로 유도해 새로운 문화를 창출해냄으로써 고객의 충성도를 높이고 고객층의 저변을 넓혀나가기도 한다. 이런 애플의 시스템은 하나의 제품을 여러 개의 다른 부가가치들과 연결시켜 새로운 가치를 창조해낼 수 있음을 몸소 보여주고 있다.
기술에서 디자인으로,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로 발상의 전환으로 한 때 파산위기의 애플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시킨 스티브 잡스. 이 책에 담겨있는 그의 창조적 경영 마인드는 독자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하다. MP3 플레이어를 통해 하나의 새로운 문화를 구축해내며 혁신적 창조경영의 결과물을 이루어낸 잡스와 애플의 실패에서 부활까지 그의 창조경영을 조목조목 설명하고 있는 이 책은 ''창조성''과 ''기술성''의 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그를 통해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제 잭 웰치의 시대는 가고 스티브 잡스의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잡스처럼 남과 다르게 보고 다르게 생각할 수 있는 발상의 전환과 고객의 필요를 수렴하면서도 다른 제품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디자인, 그리고 고객감동을 실현할 수 있는 세심한 마케팅이 합쳐진, 창조적 마인드로 중무장한 우리 기업이 세계 시장속에 등장하길 바래본다. 더불어 쉽고 재미있는 경영서적인 이 책,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