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 안데르센 걸작그림책 1
한스 크리스찬 안데르센 지음, 키릴 첼루슈킨 그림, 김서정 옮김 / 웅진주니어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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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서점의 어린이코너를 보면 <눈의 여왕>의 엄청난 마케팅이 눈에 띈다. 현빈과 성유리가 나온 드라마 <눈의 여왕>에 나왔던 책이라는 카피와 함께 매력적인 표지의 일러스트에 이끌려 이 책을 구입한 사람이 많을 것이다. 나 역시 그 중 하나이고. 물론, 좋은 서평, 안데르센이라는 저자의 명성과 함께 강력한 할인쿠폰과 추첨이벤트, 덤으로 책을 한 권 더 주는 행사 등에 맘을 빼앗긴 분들도 적잖을테지만 말이다; ^ ^;

 어렸을 때도 책과 나름 친하게 지냈던 것 같은데(나만의 착각인지도 모르겠지만;;) <눈의 여왕>은 이번에 처음 알았다. 입학전 동화책을 뗀 후엔 주로 위인전이나 고전의 어린이판, 만화책들을 읽어댔던 까닭인지도 모르지만 어쨌든 다른 분들의 서평을 읽다보니 이제야 이 책을 알게된 나의 무지를 깨달을 수 밖에 없었다;; orz

 
 <눈의 여왕>은 안데르센의 동화중에 비교적 길고 철학적인 내용을 담고 있는 동화로, 드라마에 출연했던 매력적인 표지의 그림책 <눈의 여왕>은 원작을 어린이 그림책으로 내기 위해 줄거리를 간략히 줄인 책이란다. (원작을 못 읽어봤으니 비교할 수가 없당;; 땀삐질;;) 그런데 이 책은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간략한 줄거리와 단순한 전개로 명료한 교훈을 보여주지만, 어른인 내가 볼 때는 뭔가 비어있는 듯 허전함이 남았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그건 정작 책 제목으로 씌여진 '눈의 여왕'의 정체에 대한 미흡한 설명이 아니었을까 싶다. 눈의 여왕이 아주 중요한 존재로서 역할을 갖고 있을 법도 한데 정녕 눈의 여왕은 어떤 존재이며 그 존재자체는 무얼 말하는지, 왜 카이를 데려가야 했는지, 그들이 다시 손을 맞잡고 되돌아갈 때 눈의 여왕은 왜 순순히 카이를 내줬는지, 그 장면을 어떻게 보고 있었는지 등등 말이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추고 빠르고 단순한 진행을 하려다 보니 그런 부분을 많이 드러낸게 아닌가 싶다. 그런 까닭에 갑자기 안데르센의 원작 그대로인 <눈의 여왕>을 한 번 읽고 싶어졌다. (도서관에서 찾아봐야겠다;)

 또한 이 책을 말할때 매력적인 일러스트를 많이 이야기 한다. 표지에서 야릇한 미소를 머금고 있는 눈의 여왕은 묘하게 매력적이다. 그러나 전반적으로 봤을때 그림의 느낌이 어둡고 몽환적이어서 아이들에게 그닥 흡족한 그림은 아닌것 같다. 오히려 아이들보다 어른들이 더 매력적으로 느끼는 그림이 아닐런지.. 뭐, 여러 형태의 그림을 접하게 하는 장점을 말씀하신다면 그것에도 어느정도 수긍할 마음이 있다. ^ ^;;

 책의 마지막을 보면 역시나 이야기가 품고 있는 여러가지 상징성 등을 친절하게 알려준다. 겉모습은 사랑하는 사람을 찾아나선 게르다의 모험이야기로 이루어져 있지만 그 속엔 인간의 죄와 구원에 대한 깊은 성찰이 담겨져 있다. 악마의 거울 조각에 눈과 가슴을 찔려 죄의 늪으로 빠져든 인간을 죽음을 무릅쓰고 구해내는 신의 사랑이 카이와 게르다를 통해 드러난다.

 
아이들과 어른들이 각자의 시점에서 각각의 다른 의미를 받아들일 수 있는 책, <눈의 여왕>
혹시 내 마음이 카이처럼 차갑게 식어버린 건 아닌지 한 번 되돌아 보게 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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