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멀리서 오신 분께 책선물을 보냈다.
오랫만의 한국나들이신지라 만나뵐 시간까지 찾진 못했지만 그래도 한국까지 오셨으니 책이라도 한 권 드리고 싶었는데 연락이 늦게 닿았다. 남은 시일이 너무 촉박한지라 인터넷 서점을 통해 바로 보내드리려 했더니 굳이 나의 친필(?) 편지를 받으시고 싶으시다고;; 땀삐질;;
글서 갖고 있는 책 중에 한 질을 골라 꺼내놓은 뒤 올만에 손가락에 힘 팍~ 주고 엽서 두 장을 썼다.
너무 오랫만에 쓰는 편지라 솔직히 처음엔 부담백배;; (곧 적응해서 써내려갔지만; ^ ^;)
내 편지의 특징은 잡담으로 가득하다는 거~~ ㅎㅎㅎ

그렇게 편지 쓰는데 약 3,40분 정도를 소요..한 뒤 포장에 돌입~~!!
책 앞에 몇 자 적고,
열심히 쓴 엽서 두 장을 겸재 정선의 그림이 담긴 우표 시트 두 장과 함께 노란색 봉투에 넣어 봉한 뒤 뒤에다 색연필로 글자 쓰고,
영화 미니 포스터(너는 내 운명, 내 머리속의 지우개)로 초벌 포장을 한 후 노란 색종이로 재포장.
조금 특이하게 사선으로 포장하려다 고생만 하는 바부짓까지;; - 0-;;
어쨌거나 혼자 난리 부르스 떨면서 겨우겨우 포장 완성;;;
포장지 위가 너무 심심해 색연필로 살짝 그린 후 그 위에 주소를 적고,
혹시나 번질지 모르니 투명 테이프로 꼼꼼히 다시 붙여주는 센스~!
앞면은 테이프 붙인 사선을 따라 글자 몇자 적고는 색연필로 밑줄 긋고
남은 공간에 나를 상징하는 해님 하나 그려 넣었으니.. 이제 끝~! (근데 해 그림은 실패; ㅠ ㅠ)
(사실, 이렇게 정성들여 포장해도 대개는 마구 뜯는다는 사실을 알긴 하지만;;)

편지 쓰는데 40분인데 포장 하는데 1시간이 넘는;; ㅡㅡ;
다 하고 나니 새벽 2시;; 헉;;
다음날 어렵사리 시간내서 우체국에 골인~!
(근데 요새는 배송비가 장난이 아니라 갖고 있는 책 보내느니 더 보태서 사는게 낫겠더라;; -_-;;)

 아~ 힘들다;;
이젠 늙어서 이런 것도 힘들어 못하겠네;;
예전엔 글두 정성으로 승부봤던 난데,, 역쉬 나이는 못 속이는 듯;;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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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그 이후로 연락이 없으시다는;;
뭐 담날 바로 출국이라 그럴 경황이 없으셨겠지만 그래도 전화가 안되면 쪽지라도 주시리라 생각했건만;; 그건 나의 기대일 뿐;; 좌절모드 돌입;; orz;;;
그전에 오셨던 다른 분께는 직접 정성들여 만든 비즈폰줄과 책을 보내드렸었는데.. 역시나 잠잠;;
먼 길 오셔서 촉박한 일정 동안 스케줄을 감당하시느라 정신은 없으셨겠지만
온 맘을 담아 보냈는데 그냥 잘 받았다는 말 한 마디면 충분한데..
그런 초간단 연락조차 없으신 그 분들이 못내 섭섭해지는 내 좁은 마음이여;;
내 정성을 보였으면 그걸로 됐느니라,, 그렇게 마음을 비워낸다.
(속 좁은거 다 들켰당; 쿨럭;; ^ ^;;)

그러면서..
멀리서 온 그 분들에겐 몇 시간씩 정성들여 편지 쓰고, 포장하여 선물을 보내면서
정작 항상 내 곁에 있어 가끔씩 잊는 내 소중한 사람들에겐 소홀한 나 자신을 발견했다.
이건 아니자나~ 이건 아니자나~~;;;
그래, 이건 아니다.
먼 곳이 아닌, 지금 내 곁에 가까이 있는 사람들을 먼저 챙겨야하지 않겠는가..

때는 바야흐로 세밑(연말)이니~
이는 마음을 비우고 생각 하나 해 보기에 좋은 시기!
좀 더 성숙한 마음가짐을 부록으로 가져보자. ^ ^

근데.. 벌써 2007년이 코 앞에 다다랐다. 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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