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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제임스 도티 지음, 주민아 옮김 / 판미동 / 2016년 7월
평점 :
<닥터 도티의 삶을 바꾸는 마술가게> 책 제목을 들었을 때, 어렸을 때 읽었던 <벤의 대모험>이 떠올랐고, 오랜만에 판타지소설 책을 읽을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판이었다. 책을 읽어가면서 초반은 생각한대로 판타지스러운 느낌은 있었다. 어린 도티와 루스의 만남은 판타지소설 같았고, 마술의 세계로 이끌어 줄 듯했다. 따지고 보면 '마술의 세계'가 맞다. 그러나 판타지와는 다른 좀 더 특별한 마술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루스로부터 어린 도티가 배운 마술에 대해 미리 이야기해보자면 몸과 마음을 유(柔)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그 과정을 저자의 경험과 과학적인 정보를 통해 서술하여 신빙성을 더해주고있다.
이 책을 쓴 '제임스 도티'는 어린아이의 '못생긴 녀석'(=수아세포종)을 멋지게 제거할 줄 아는 의사이자 현재는 신경외과 교수이다. 그리고 이 책은 제임스 도티의 어린시절 루스를 만나 '마술'을 터득하고 의사라는 꿈을 이루는 이야기가 담겨있다. 또한, 루스로 부터 배운 '마술'을 뇌와 심장으로 잠재력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과 과정이 녹아있는 책이다. 그덕에 이 책은 자기계발서라기보단 신경의학자로서의 삶이 담긴 과학서적의 느낌을 받았다.
어린 도티가 의사가 되기까지의 삶은 여느 의사들에 비해 매우 형편없는 삶이었다. 아버지는 알콜중독자, 어머니는 만성 우울증 환자이면서 뇌졸중이 있어 자살기도가 빈번하였다. 이 말만들 어도 가정형편은 알만할 것같다. 이런 상황에서 어린 도티는 행복을 찾으려고 했던 것인지... 마술을 좋아했다. 그 마술 덕에 루스를 만난 것이고, 루스 덕에 눈속임 마술이 아닌 의미있는 마술을 배우게 된다.
"저는 뭔가를 연습하고 그걸 잘 해낼 수 있다는 게 좋아요. 제가 잘 통제하고 있다는 점이 좋은 거죠. 마술이 잘 되건, 못 되건 오로지 저한테 달려 있으니까요. 딴 사람이 무슨 말을 하건, 뭘 하건, 뭐라고 생각하건 중요하지 않아요." 36p
루스의 마술은 몸의 긴장 풀기, 마음 길들이기, 마음 열기, 의도를 명확하게 하기. 4가지의 단계로 나뉘며 어린 도티는 모든 과정의 힘든 시간을 견뎌냈다.
모든 단계는 명상으로부터 시작한다. 책에 하는 방법이 노란 종이에 잘 적혀있으나 정말 실제로 해보면 '몸의 긴장 풀기'단계부터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사회에서 조금도 긴장을 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매일 어떤 일이 벌어질지 알 수 없으니 긴장이 더하고 더하여 모든 질병의 원인이라고 하는 스트레스까지 가중되어 나중엔 병까지 얻는 한국 사회인 것을...
다음 단계인 마음 길들이기로 넘어가보면 평소에도 결코 가만 있지 않고 머릿속에서 떠들어대는 생각들을 잠재우는 방법이다. 쉴 새없이 머릿속에서 '내가 아닌 것만 같은 내가' 떠들어대고 집중력을 흐리게 만들어 어떤 일을 할 수 없게 만들 때 가장 필요한 방법이 아닐까 한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잡생각'이 자주 머릿속에 맴돌아 산만해지곤하여 뇌가 얄밉기까지 한데, 꼭 필요한 방법인듯하다. 매일 20-30분간 하면 된다고 하니까 그정도는 잡생각하느니 투자할 필요성이 있다고 본다.
"나는 가치 있는 사람이다. 사랑받는 존재다. 귀한 사람이다. 나는 다른 이들을 배려한다. 오직 나 자신에게 좋은 것만을 선택한다. 오직 다른 이들에게 좋은 일만을 선택한다. 나는 스스로를 사랑한다. 다른 이들을 사랑한다. 나는 내 마음을 연다 내 마음은 활짝 열려있다." 117p
3단계를 완벽하게 숙지하고 행동하게 된다면 타인과의 관계가 제대로 이어질 것이고, 4단계를 숙지한다면 자신의 목적의식, 꿈이 명확해지며 현실을 향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을 것이다.
네 개의 단계 모두 삶에서 한 번쯤 힘들어 하거나 고민을 했던 적이 있을 법한 부분을 콕콕 찝어 해결책을 제시해 준다는 것이 이 책의 장점이 아닐까 한다. 다른 자기계발서와는 확연이 다른 느낌이 든다. 더군다나 책에서는 도티 의사의 경험담을 토대로 하여 오만과 자만으로 실패한 경험과 어떻게 다시 초심으로 돌아왔는지까지의 이야기가 신뢰성을 더하였다.
아버지란 존재가 자식이 보인보다 더 많이 가진 환경에서 잘 자라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두 가지 일자리를 기꺼이 뛸 수 있도록 자극하는 불가사의한 힘을 간직한 생체 조직이 있다면 검사라도 해보았을 것이나, 그런 건 존재하지 않았다.
응급 상황에서 누군가 전혀 모르는 타인을 돕기 위해 다 같이 기꺼이 달려가게 만드는 부분이 있다면 단단한 뇌의 중심에서 정확히 집어 보여줄 텐데, 그런 것도 뇌 안에 없었다. - 98p
이 책에서 가장 관심있게 보게되었던 부분은 제임스 도티가 능력도 되지 않았으면서 의대를 가기위한 면접을 신청했던 일화, 교통사고가 나고 임사체험을 한 경험이다. 특히 임사체험 이후에 아무래도 다른 기관보다 미지의 세계인 뇌에 관심을 더 기울이게 되었고, 뇌와 심장의 잠재력을 파악하기 위해 노력하게 되지 않았던 것일까 하는 생각이든다. 뇌와 심장에 관한 연구가 더욱 많이 진행되어 많은 것을 알게 되는 날이 오면 좋겠다. 그때엔 '마술'이라는 말 쓰지 않게 되지 않을까?
의과학을 배우는 한 학생으로서, 제임스 도티 의사는 매우 대단한 사람이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또한 어린시절의 도티의 인생처럼 가정사가 엉망인 삶을 살고 있지는 않지만, 밑천 없이 의학을 배운다는 것이 매우 힘들다는 사실을 절실히 깨닫고 현재도 힘들어하고 있는 '나'에게 닥터 도티는 힘과 용기를 주었다는 사실이다. 아마 루시와의 약속 덕분이지 않았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