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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파노라마 - 피타고라스에서 57차원까지 수학의 역사를 만든 250개의 아이디어
클리퍼드 픽오버 지음, 김지선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2월
평점 :
품절
적어도 한 7~8년 전만 해도 난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이었던거 같다. 항상 수학문제를 옆에 두고 풀려고 했던 학생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내가 계산하면 답이 나오는 것. 그리고 어떤 공식을 사용하였을 때, 답안이 나오는 그 쾌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좋아하던 사람이었다. 다만, 현재 거의 수포자(수학 포기자)가 된 데 까지는 나름의 사정이 있다. 빨리 수학문제를 풀어내는 것보다 천천히 원리까지 따지면서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했었다. 그런데, 세상이 원하는 인제란 그 반대여서 어느 순간 수학에 있어서 뒤쳐진 나를 발견했다. 그런 과거가 있긴하지만 현재의 '나'란 사람은 수학 그 자체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사람이다. 물론, 어떤 사람이 수학 문제를 던져주고 "이것 좀 풀어봐줘"라고 하면 그것이 간단한 계산으로 풀릴지라도 겁부터 먹는 사람이 되어버렸지만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은 <수학의 파노라마>이다. 수학은 알겠는데 파노라마는 뭘까나? 사전적의미는 '영화나 소설 땅위에서, 변화와 굴곡이 많고 규모가 큰 이야기를 비유적으로 이루는 말'이라 명시되어있다. 이 책을 펼쳐서 읽어본다면 왜? 수학이란 글자뒤에 '파노라마'라는 글자를 붙이게 되었는지 곧바로 이해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수학의 흐름을 담은 역사책으로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맨 첫장 머릿말을 넘겨 본문에 나오는 것은 '기원전 1억 5000만 년경'의 '개미의 보행계' 이야기가 가장 먼저 수학적이면서 또 과학적인 소식을 전한다. 물론, 이 책에서 말하는 "사하라사막개미'가 나름의 보행계를 가지고 살아간다는 추측을 그때 그 시절에 '사람'이란 생물체가 했다는 것이 아니라 지구상에 살아있는 작은 생명체중에 알게 모르게 수학적 원리가 적용되어 현대에 까지 왔고, 그런 작은 생물부터 큰~ 생물(개미, 영장류, 매미 등)에 이르기까지 진화해 오면서 많이 발전해 왔다는 사실을 말해주는 것이 아닐까 한다.
자연은 한 권의 책이다. 그 책은 수학으로 씌어져 있다.
- 갈릴레오 갈릴레이(책 표지)
사람이 발견하고 발전시켜온 수학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기 전의 애피타이저로 입맛을 돋구어주는 이야기었다. 한국이나 다른 나라나 수학을 좋아하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 같다. (물론, 과학도..ㅠㅠ) 나부터도 수학을 어려워서 피하기 때문이다. 그런 사람들을 배려하듯. 이 책의 구성은 연도별 하나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오른쪽엔 그와 관련한 그림, 사진 등이 있다. 단면만 읽고 그림에는 심취한 뒤 다음장으로 넘어가 읽을 수 있어 그닥 지루하게 읽지 않다도 된다는 점이 좋다. 반대로 한 주제의 이야기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을 때는 '참고자료'를 활용하라고 하지만, 이 책의 본 저자는 외국인이라 참고자료도 모두 영어라는 점을 감안해야한다. 결국 더 자세한 사항은 스스로 찾아 익혀야할 것이다. 영어를 못하는 서러움이 좀 느껴졌다.
암튼, '나'란 독자는 어울리지(?) 않게도 '생물학도'이기에 수학책에서 조차 '생물학'적인 내용을 중점으로 보았다. 물론, 거의 없다는 점이 아쉬웠다. 수학이 발전되면 발전될수록 가장 큰 영향을 받는 것은 역시 '물리학' 'IT기술' 이 가장 먼저 떠오르며 그에 대한 이야기가 많았다. (예술이나 다른 분야들도 많지만, 잠시 제외) 생물학에 있어서 '수학이란?' 실질적으로 거의 사용되지는 않는다. 그러나 가장 많이 사용되는 생물학 분야는 역시 '생물 정보학','생물 통계학' 이쪽분야일 것이다. 그리고 요즘 '생물 정보학'분야의 입지는 꽤나 중요하게 작용한다. 마이크로 단위에서 나노의 세계로 범위가 넓혀지면서 유전자(DNA나 RNA) 그리고 소립자(아 이쪽은 화학인가?)의 세상이 도래했기 때문일 것이다.
책에서는 '카이제곱'과 '급변이론'이 가장 눈에 띄었다. '카이제곱'은 앞서 말한 '생물 정보학'과 관련이 있는 내용이다. 개인적으로 '카이제곱'의 이야기보단 생물학에 거의 처음으로 수학을 도입해서 통계를 낸 그 유명한 '멘델'이라던가 '다윈' 등의 생물학자들이 등장하길 살짝 바랬는데... 없어서 아쉬웠다. 그래도 수학과 인류가 함께 해오면서 얼마나 다양한 분야에 그 큰 손을 뻗치고 있는지는 잘~ 알게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