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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탐험 퍼즐시의 세계
이길수 지음 / 가나북스 / 2014년 6월
평점 :
어렸을때부터 들어왔다. "한글은 과학적인 문자야!! 어느나라도 이런 글자를 따라할 수 없지~"
그리고 이젠 외국에서도 한글의 과학성을 인정한다. 어느나라의 글을 공부하든 한글처럼 대부분의 형상이나 형태 그리고 자기자신의 대부분의 상태를 표현할 수 있는 글은 한글 뿐이다. 왠만한 언어들보다 많은 표현을 할 수 있는 것이 한글이라는 말을 어디에선가 주어들었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는 한글로 창의적인 생각이라던가 표현들을 해보려 하지 않고, 그저 핸드폰(온라인)에서 사용하기에 편하려고 축약하기에 바쁘다. 누구하나 관심가져 주는 사람이 없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런 책이 나왔다 하기에 너무 궁금했고, 또 어떤 창의적인 생각으로 시를 써놓았는가 궁금했기에 이 책을 고르게 된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에 나와있는 시들은 내용은 참 창의적이고, 행간의 의미를 멋지게 넣은 시들은 많이 시중에 나와있고, 또 학교에서 배운다. 하지만, 이 책에서 나오는 시들은 어디서 찾아도 나오지 않을뿐더러 외국에서는 몇몇의 시를 본적은 있지만, 한국어로 되어있는것은 처음대면하는 순간이었다.
책에서는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말을 첫주제로 하여 이 문구로만 시를 여러 방식으로 서술하였고, 두 번째 챕터에서는 신비로운 가로세로 한글 퍼즐로 어린이들이 장난치는 "OO아, 똥싸니 아니오"(아는 사람은 알것이다. 더 이상 설명하지 않고 넘어가겠습니다.) 이 문구처럼 밭 전(田)글자에 삼행시를 넣어 같은 글로하고 입 구(口) 안에 상하좌우로 읽기 가능한 회문형 운으 넣은 시가 소개되어있으며 또 이를 가로세로 다른 글로 전환하여 새로운 새를 창조하여 소개하고 있다. 어디에서도 본적없는 글이다.
다음으로 가로세로 같은 한글 퍼즐, 기하하적인 한글퍼즐, 시조형 퍼즐 행시, 끝운에서 양괄식 까지, 짧은 행시, 삼행시의 세계, 카페 이름과 하트형 퍼즐, 한글형과 한문형 퍼즐, 그림행시가 차례로 소개되어있다. 이따금 무슨 말인지 잘 모르는 시도 보여서 당황하였지만, 처음엔 어떤 의미인지 눈에 잘 띄지 않더라도 조금만 보며 생각을 해본다면 이내에 무슨의미인지 파악이 되며, 글쓴이의 생각을 파악할 수 있을것이다.
그리고 내가 이 책을 보기까지 고대하고 있었던 챕터가 있다. 바로 제일 마지막에 나오는 '그림행시'이다. 이전에 프랑스어 수업을 듣는데, 책에서 칼리그램(calligrammes)가 소개되어 본 적이있다. 그 글이 너무나 신기하고, 이제까지 본 적없는 시+그림이었기에 눈을 수업시간 내내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래서 왜? 한국에선 이런 시가 없지? 라며 생각했었는데.... 드디어 한국어로 된 칼리그램이 아닌 그림행시라는 한국어 이름으로 된 '문자로 그린 그림'(칼리그램에 대한 완벽한 설명도 아니고, 그림행시에서도 마찬가지라 판단한다.)을 보고 읽게되다니~ 첨엔 없기에 내가 써볼까? 했지만, 시도 잘 못쓰는 내가 어떻게 예술과 창작을 한꺼번에 하겠나 싶었다.
아래 사진은 아폴리네스라는 프랑스의 시인이 쓴 칼리그램이다. 해석을 하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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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알아보겠니? 이 사랑스러운 사람은 바로 너야.
이 커다란 모자 아래
눈
코
입
그리고 여기는 자그만 너의 얼굴
그리고 너의 아름다운 목
여기는 마침내 너의 상체모습이야
그리고 이 맨 아래에는 구름을 통해 보는 것처럼
너의 뛰고 있는 심장이 있어. |
그리고 이 시는 내가 수업시간에 보고 눈을 뗄 수 없었던 그 시이다. 어떤가? 그냥 시만 볼때랑 그림이 곁들여진 시를 볼때랑....
(그림행시로 편지도 써보고 싶고, 멋진 분에게서 이러한 편지로 고백받게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상상하고 싶어진다.)
생각과 느낌의 차이란~ 책에 나온 그림행시도 이와 같은 느낌을 느낄 수는 없지만, 또 다른 느낌을 느꼈다. 굳이 이 책에서 나온 시들을 사진으로 찍어가며 서평을 쓰고 싶지는 않았다. 읽고 싶다면 책으로 읽는게 더 마음에 확 와닿을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내 자신에 있어서 일반적인 시는 보려면 어렵다고 느끼지만, 창의력과 상상력이 담긴 퍼즐시의 세계에서는 그 퍼즐의 수수께끼만 풀리면 그 수수께끼 안에 들어있던 비밀들이 시의 의미와 함께 느낌으로 확~ 와닿아 감동을 주는 듯 하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창의적인 시가 더 많이 작가들에 의해 쓰이게 되고, 더 많이 쏟아져 나오길 바란다. 그리고 나는 이 시집에서 느낀 감동을 더 살려서 앞으론 시집도 마다하지 않고 읽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