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속에 종이 울린다 - 최돈선 스토리 에세이
최돈선 지음 / 작가와비평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최돈선이라는 시인. 나는 시인들의 시를 잘 모른다. 시의 행간의 의미를 파악하면서 읽어나가야 하는데, 그런게 잘 안되어서 시를 읽을 때라면 미리 시를 쓴 배경을 읽어보고 시를 읽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번에 만난 에세이는 시인이 쓰신거라는 말에, 그래~ 이것은 에세이니까 함축적인 의미는 없을 거야~ 이해하기 쉬울거야~ 라며 책을 펴본다.

 

   이 책의 제목을 보면 '너의 이름만 들어도 가슴 속에 종이울린다'라고 했다. 과연, 최돈선의 가슴 속에 종을 울리게 만든 사람은 누구인가? 여자인가? 설마 시인이 가수도 아니고, 그래. 아니었다. 최돈선 시인의 가슴속의 종을 울리는 분은 다름아닌 어머니. 이 어머니는 혈관성 치매라는 진단을 받았다. 그리고 그 어머니의 뇌에는 웅덩이가 점점 더 커지며 그와 같이 기억과 말들이 사라져 버린다.

   치매의 다른이름은 알츠하이머. 늙으면 누구나 걸릴 위험이 높아지고, 또 걸리신 어르신분들도 많다. 요즘에는 젊은이들도 '청년성 알츠하이머'라고 청년성 치매가 있다. 그래 치매란 병은 흔하면서도 무서운병이다. 이 어머니는 한 겨울날 꽁꽁 언 채 눈사람 화석이 되어있을 정도로 아들을 기다렸다. 그 겨울 아들을 잃어버렸다. 그리 표현한 최돈선 시인. 그 모습을 보고있는 듯한 시인의 모습이 머릿속에 그려진다. 그 어머니는 내복도, 양말도 신지 않았다. 단지 덧버선 한 켤레만 신고........ 그리 기다리는 어머니...

   항상 밥을 밥솥에 지으시던 어머니가, 이 밥솥의 사용법을 몰라 밥을 짓지 못하는 그 모습. 그 모습을 보고 시인은 전기코드를 꼽아주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본 어머니는 "이 밥솥엔 암호가 숨겨져 있었던 거야. 그걸 내가 알아냈지 뭐냐. 그런데 말이다. 꼭 네가 곁에 있어 주어야 그 암호가 풀린단 말이거든? 참 신기하지?" 하며 쳐다보는 그 모습을 바라보는 아들의 맘이 나에게도 전해져왔다.

 

   이 책을 읽는 내내 정말 맘이 따뜻해지고, 나의 마음에도 종이울리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너무 아름다웠다. 최 돈선의 맘을 읽는듯. 일기를 읽는 듯한 느낌. 이 분의 글을 읽는 내내 내가 블로그에 일상을 담는 듯한 느낌이 들며, 어느 순간 부터는 대화를 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 기뻤다. 현재 무언가 때문에 힘들어하는 현대인들에게 조심스레 추천해 보고 싶다.

 

 

 "그는 내게, 낱말은 씨앗이고 글쟁이는 농사꾼이다"라는 장인정신을 전수해 주었다.

이외수 작가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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