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연일기 - 조선의 미래를 고민한 실천적 지성의 기록 클래식 아고라 4
이이 지음, 유성선.유정은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이의 일기라 하여, "조선의 미래를 고민한 실천적 지성의 기록"이라는 말, 그리고 기대감에 부풀어 남의 일기나 훔쳐보고 싶은 요량으로 선택한 책. 그런데, <경연일기>란 사실을 간과한듯 하다. 정약용의 <유배지에서 보낸 편지> 같은 느낌일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다.

찾아보니 조선시대의 "경연"이란 말은 임금이 학문이나 기술을 강론한다거나 국정을 신하들과 협의하는 그런 것들을 "일기"로 이이의 언어와 말로 엮어둔 책이었다. 그리고 이 책의 제목은 <석담일기>, <석담유사>, <석담야사>로 알려져 있는 책이다. <석담일기>라 했으면 금방 무슨책인지 알았을텐데.... 그래도 이렇게 국내에서 유명한 책을 읽을 기회가 생긴것엔 후회하지 않는다. 약간의 착각이 있었을 뿐이다.

안타까운 점은 내가 조선시대의 역사를 꽤 많이 잊어먹었다는 점.

이점은 이 책의 문구들이 쉽게 적혀져 역사를 꽤 많이 잊어먹었다하더라도 이해하기 쉽도록 적혀있다는 점과 모르거나 어려운 단어, 새로운 인물의 등장은 뒤에 "미주"되어 적혀있어서 뒷장을 넘기기에 불편함이 없다면 이 책을 읽고 이해하는데 그렇게 어려운 점은 없을 것같다.

경연일기 속의 이이는 생각보다 뒤늦게 등장한다. 그 전에는 말을 많이 안했던 것인지 '일기'에 본인 등장이 조금은 부끄러웠던 것인지. 기다렸는데 90장이나 넘겨야 나왔다. 그리고 때론 임금을 가르치기도 하고 인물평도 해주고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인간미가 느껴졌달까. 때론 예전에 읽어보았던 소학, 대학, 중용, 논어에서 보았던 문구들이 나왔다. 소학과 논어는 그렇다 치더라도 대학과 중용은 정말 울며 겨자먹기로 읽었는데, 그러한 문구를 조선시대의 시대적 배경과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모습(물론 이이의 입장에서)을 보니 또 새로운 깨달음이 생기는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일기 속에 조선시대의 경연과정이라거나 왕가의 상전(특히 왕) 죽음으로 상을 치를 모습, 거기에 대해 어떤 방식으로 치르면 좋을지 조선시대의 정치가(?)들이 논의 하는 모습도 그대로 보이고, 누가 어떻게 죽었는지, 대중의 상황은 어떠하였는지 등등 율곡이이의 입장 + 약간의 객관적인 입장에서 서술되어 있다. 조선시대의 시대상, 그리고 율곡이이의 고뇌하는 모습, 퇴계와 논쟁, 조선시대의 악법에 대한 개선방안 등등 조선시대에 관심이 많은 사람. 그 중에서도 율곡이이의 내면과 이상, 성리학에 대해 좀 더 알고 싶다면 경연일기를 읽어보는 것을 매우 추천한다.

기존에 알고 있는 조선시대의 역사나 조선시대 역사서 "조선왕조실록"과 함께 비교하면서 읽어보는 것도 재미있는 읽을 거리가 될 듯한다.

그런데 궁금한 점은 중간에 이이가 고향으로 돌아가는 장면이 나오고 그런데, 그 시점에 경연일기는 누가 쓰고 있는 거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