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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의 말 - 2,000살 넘은 나무가 알려준 지혜
레이첼 서스만 지음, 김승진 옮김 / 윌북 / 2020년 7월
평점 :
나무의 말! 제목이 참 좋은 것같다. 나무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궁금해서 읽어보았다. 뿌리나 잎 등으로 식물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그보다 좀 더 신비한 책이었다.
2,000살이 넘은 나무들의 다양성을 기록해놓은 책이다. 지은이인 레이첼 서스만이 탐험하듯 오래되고 수명이 긴 초고령 생물만 고르고 골라 사진을 찍고 기후 변화에 대처하는 모습, 생물 종간의 수명을 비교하고 분석한다. 뭐랄까? 이 분의 에세이를 읽으니, 이러한 여행도 괜찮은 것같다. 새로운 느낌의 여행이란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가장 오래 살아남은 생명체들은 과거의 기념이자 기록이고,
현재의 행동을 추구하는 목소리며, 미래를 가늠하게 해주는 지표다.
(서문 15 p 中에서..)
에세이이다보니 소개만 하는 글이 아니라 그 장소에 가서 있었던 일들도 소개되어있다. 그래서 지루하지 않게 읽을 수 있었던 것같다. 맨 처음 챕터는 북아메리카이다. 그리고 가장 내용이 많은 부분이기도 하다. 이 챕터를 시작하기 전 들어가는 글 전에 지도가 나오는데... 전 세계에 이렇게 많은 고령식물이 있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물론 나중에 보니까 이곳을 다 가보지는 못했다고 한다. 그치만 많은 식물과 식생을 만나고 기록했다. 심지어 남극까지 가서 기록했다는 점이 놀랍다. 또한 이끼나 산호, 방선균도 있다. (아 근데 방선균이 어떻게 몇천년을 살지..? 죽고 새로 생기고 그런거 아닌가...? 란 생각이 들지만)
책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나무는 딱 3그루였다. 약간 꿈의 로망 같은것이 있어서 인지 2그루는 속이 빈 나무다. 하나는 현존하지 않는 어느 20대의 실수로 활활 타버린 상원의원나무로 미국에 있었다. 그나마 다행히도 접붙이기를 성공해서 다시 살아갈 수 있다고는 한다. 그치만 오래 살아온 나무인데 아쉽다. 나이가 많아 속이 비어서 사람이 들어갈 수 있는 정도의 크기였다고 한다. (기회가 된다면 들어가보고 싶었는데...)
다른 구멍이 있는 나무는 유럽에 나이 3,000살로 추정되는 올리브나무이다. 나무에 구멍이 뚫렸다기보다 이쁘게 꽈배기모양으로 생겨서 속이 동굴처럼 생겼다. 닭장으로도 썼다는데 와! 이런 나무 있으면 정말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그 다음 기억에 남는 나무는 판도(사시나무)이다. 이 역시 미국에 있는 나무인데 나무가 한 개체인데 숲을 이룬다. 그래서 언뜻보면 여러개의 나무인것처럼 보이지만 하나의 나무라고 한다. 그리고 우주가 팽창하듯 나무는 서서히 자신의 몸집을 늘려간다. 한국이나 영토가 좁은 나라에 살았다면 사람들이 베어내고 집이나 농지 등 변화했겠지만, 그나마 땅이 넓은 미국에서 살아가고 있어 다행이다. 나이가 8만살이란다.
나이 많은 생명체를 직접보진 못하고 책으로나마 알게되어 영광스럽기도 하고 실제로 보고싶다는 생각도 많이 들었다. 문제는 읽다가 뱀 사진이 나와서 깜짝놀랐고, 뱀을 엄청 싫어하는 1인으로 나이많은 나무를 찾는 여행을 하는건 어쩌면 무리일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기회가 된다면 기억에 남는 나무 중 2그루(1그루는 불타버렸기에..)는 꼭 실제로 보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