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
가와바타 야스나리 지음, 정수윤 옮김 / 북다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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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모토와 소년기를 지나는 성인이 되기 전의 세이노의 이야기. 

작가의 자전적 이야기 같기도 한 이야기들. 아직 성인이 되지 못한 소년들의 순수한 마음들을 읽어 내게 된다. 미야모토의 일기와 글 속에 남아 있는 세이노란 소년, 그리고 주고 받은 편지로 이루어져 있다. 


50이 되어서 오래된 이야기를 꺼내 읽는다는 것. 30년도 넘은 세월 속의 기억을 떠올리는 건 어떤 마음일까? 소설가의 첫 글의 시작이었던 것 같은 이야기들이 주인공 미야모토를 넘어 가와바타 야스나리에 먼 기억 속의 추억들을 함께 여행하듯이 읽어 낸 것 같다. 


아직 성숙하지 못한 소년의 기억들. 소년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편지와 글들. 그리고 폐쇄된 기숙사라는 공간에서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시간들. 성인이 되고 종교에 깊이 귀의해 버린 세이노를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소설의 마지막쯤에는 세이노의 편지가 주를 이루고 있는데 어쩌면 미야모토의 기억 깊은 곳에서 세이노는 소설가의 글의 뿌리가 되는 기억들이 아니었을까? 결핍의 시대. 사람에게서 실망한 소년들의 마음속에 한 줄기 빛처럼 서로에게 위로가 되었던 순간들을 읽다 보면 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어린 시절을 짐작해 보고 작가의 소설들을 떠올리게 되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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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압축 조선사 - 500년 역사가 단숨에 읽히는 ㅣ 지식의 본질만을 압축하다, 초압축 시리즈
로빈의 역사 기록 지음, 유정호 옮김 / 믹스커피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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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공부할 때는 흐름을 아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왕의 순서나 왕의 업적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체적인 맥락을 알고 있으면 기억하는 것이 더 쉬워진다.

오백 년에 가까운 조선사를 짧은 한 권에 압축한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은데 읽다 보면 조선사가 정리되는 기분이다.

로빈의 역사 기록 채널은 즐겨 보는 채널이다. 역사를 좋아하는 가족들과 함께 틀어놓고 보기도 한다. 한국사뿐만 아니라 세계의 여러 역사들이 있어서 흥미롭게 보고 있다.

 

초압축 조선사는 1부와 2부로 나뉘어 있는데. 1부 조선의 역사는 조선이 세워지고 어떤 사건들이 있었는지 위주로 설명하고 있다. 전쟁, 사화, 성리학 등 중요한 키워드를 중심으로 설명해 준다. 친절하게도 중간에 형광펜으로 가장 핵심이 되는 내용들을 설명해 준다. 지도와 여러 가지 사진 등 중요한 자료도 빼놓지 않는다.

2부에서는 조선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관해서 설명하는데 정치조직, 행정조직 등 도표를 통해서 보여주니 한눈에 쏙 들어온다. 조선시대에 가장 중요하게 배웠던 토지 제도의 변천도 시기와 목적, 특징 등으로 정리해 주니 쉽게 기억하게 된다.

 

한국사를 배우는 아이들에게도 한국사를 알아야 하는 어른들에게도 휴가 기간 짧은 챕터 하나씩 읽다 보면 역사를 알게 되는 즐거움에 빠지게 되지 않을까? 조선사를 배운 아이에게 슬쩍 이야기를 꺼내니 신나서 찾아보며 얘기한다. 역사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 책으로 시작하는 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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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 주제별 역사 ㅣ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
미할 비란.김호동 엮음, 최소영 옮김 / 사계절 / 202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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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제국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칭기스 칸, 쿠빌라이 칸 두 인물인 것 같다. 

고등학교 때 세계사 이후로 몽골제국은 기억 속에 잊혀 버렸다. 

이 책은 케임브리지 몽골 제국사 2권으로 몽골 제국의 제도, 이념, 군사 체제부터 교류, 종교, 과학, 예술, 기후와 환경, 여성과 젠더 등의 주제로 설명하고 있다. 

각 장마다 주제가 다르고 저자가 다르다. 각 장 마지막에 참고 문헌이 표기되어 있다. 같은 몽골 제국을 가지고 다른 분야를 연구하는 사람들. 이 사람들은 서로 교류도 했을까 궁금해진다. 


몽골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건 '전쟁'이라는 단어다. 이슬람 제국, 러시아, 폴란드 등 다양한 나라들과 전쟁을 하였고, 몽골군 자체가 역사상 가장 뛰어난 전투 집단 중 하나였다고 한다. 몽골에서 만든 역참망은 광범위한 제국 곳곳을 이어주며 여행과 물자의 이동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화폐와 지폐의 사용도 일찌감치 이루어졌다. 몽골은 '정복'만이 아니라 '시스템'도 갖춰지고 있었다. 

몽골의 예술 분야는 잘 모르는 부분이었는데, 다른 나라를 정복할 때 각 도시의 예술에 몽골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통합됐으니 획일화되지 않은 예술의 장이 펼쳐졌다. 도로와 역참을 통해서 무역이 활성화되고 예술은 다양한 집단 간의 소통 수단으로도 활용된다. 


이런 몽골이 왜 쇠퇴했을까? 다른 문화에 포용적이고 기술은 빠르게 받아들이던 나라이었지만 가장 큰 전성기를 지나면서 세습 지휘관이 생기고 케식과 카라추 두 계급 간의 갈등이 시작되면서 제국은 분열하고 힘은 약해져 간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전쟁과 침략으로만 기억했던 몽골제국에 대해서 다양한 모습들을 보게 되었다. 고려시대 때 침략받고 100년 가까운 기간 동안 간섭받았던, 좋지 않은 기억의 몽골제국이었지만 그들이 유라시아에 끼친 영향도 상당히 많다는것을 알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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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이야기
찰스 디킨스 지음, 리처드 맥스웰 해설,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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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13 때는 최고의 시절이자 최악의 시절이었다 지혜의 시대이자 어리석음의 시대였고, 믿음의 시기이자 불신의 시기였으며, 빛의 계절이자 어둠의 계절이었다. 희망의 봄이자 절망의 겨울이었고, 우리 앞에는 모든 것이 있었으나 아무것도 없었으며, 우리는 모두 천국을 향해 곧장 나아가고 있었으나 모두가 정반대의 길로 치닫고 있었다. 


18세기 파리와 런던 두 도시의 이야기

자비스 로리의 대답 '되살아났다'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우리는 프랑스의 18세기를 혁명의 시대로 기억한다. 바스티유 감옥 습격 사건을 시작으로 1신분(성직자), 2신분(귀족)과 루이 16세 처형을 당하기까지. 프랑스는 귀족사회를 유지하고 있고 세금을 내지 않았지만, 그 반대로 착취당하는 평민들은 흉년과 세금으로 인해 굶주린 상태였다.

런던은 무법자들이 활개 치고, 치안이 불안정한 상태였지만 그 와중에도 산업혁명의 시작 단계에 있어서인지 전반적으로 안정되어 있다. 

이 소설은 행방불명되었던 알렉상드르 마네트를 찾아 루시 마네트와 자비스 로리 라는 은행원이 파리로 향하면서 시작된다. 주된 이야기는 파리의 혁명 속에서 이루어지는데, 오랜 시간 귀족의 비밀을 알고 있다는 이유로 감옥에 수감되어 있던 기억을 읽은 알렉상드르 마네트씨를 런던으로 오게 된다. 간첩으로 의심받는 런던으로 오는 배 안에서 만나게 되는 찰스 다네이와, 찰스 다네이의 재판을 승소 하기 위해 뒤에서 증거를 만드는 시드니 카턴의 이야기가 나온다. 

한쪽에선 파리에서 혁명의 주동자였던 드파르주 부부과 동네 사람들의 이야기도 나온다. 

이 소설에서는 평범하고 안온한 일상을 이어가는 런던과 혁명의 한복판인 파리의 대조적인 모습이 많이 비춰진다. 프랑스에서 혁명이라고 하지만 연좌제처럼 느껴지는 무자비한 처형을 보면서 이런 게 맞나 싶은 장면들도 있다. 

그 와중에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다시 프랑스로 향하는 찰스 다네이. 그리고 그를 되찾아 오려는 마네트씨와 로리씨. 결국 죽을 수밖에 없는 운명을 되돌리려는 카턴. 

운명은 얽히고, 혼돈으로 빠져들게 된다. 하지만 그 안에서 신념을 지키려는 사람들과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뛰어드는 모습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손을 놓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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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의 개
엘리자베스 매켄지 지음, 김진희 옮김 / 비채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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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인생이 있을까? 결혼은 했지만 멀어진 상태이고 부모님은 실종 상태. 이혼한 할아버지 할머니를 챙기는 것까지. 본인의 일이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여기저기 터지는 일들을 수습하러 다니는 페니는 어떤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는 건지. 본인이 움직이는 반경에서 자꾸만 나타나는 친아빠. 

이야기는 주인공을 짐작할 수 없는 곳으로 끌고 다닌다.

시작은 치매 증상을 보이는 할머니를 만나러 가면서 시작한다. 버트 램피 라는 회계사와 할머니의 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뭉치지만 버트는 쓰러지고 버트의 동생인 데일을 만난다. 북쪽의 개는 버트의 자동차 이름인데, 이 책의 반 이상의 여정을 함께 한다. 

어쩌면 미국의 너무 평범한 한 가정의 이야기. 물론 소설이라서 극적인 사건도 있긴 하다. 모든 것을 챙기고 있는 페니의 오지랖에 안쓰럽기도 하고, 이제 그만 해야 하는 게 아니겠느냐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힘들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도 돕는 자는 있기 마련이다. 현실의 어려움 속에서 페니 자신의 삶을 돌아보는 시간을 겪고, 어쩌면 이 주인공의 인생이 구원받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때쯤 소설은 마무리가 된다. 

누군가의 인생을 재단할 수 없다. 여러 가지 장소에서 여러 가지 사건을 겪는 주인공이 어쩌면 이런 정신 없는 일들로 인해 그나마 버틸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도 든다. 여러 문제의 해결 과정에서 자기 인생의 의미를 찾을 수 있었던 게 아닐까. 

버트의 자동차 이름이었던 북쪽의 개(버트는 페니에게 전처가 좋아했던 비슷한 이름에서 따와 자신이 좋아하는 북쪽 여행과 개를 합친 이름이라고 말한다) 는 동생 데일이 사는 북쪽+자신의 사랑하는 개(쿼코츠)를 따서 지은 이름인 것 같다. 페니도 사랑하게 되는 북쪽의 개. 


p.88 나는 납작해진 것 같았고, 거의 이차원이 된 것 같았다. 작은 손길에도 픽 쓰러지는 종이 인형이 된 것만 같았다. 

p.207 "저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알기 두려운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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