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댓 이즈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 마음산책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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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어떤 면에서 필립 로스를 떠올리기도 했는데, 어느 쪽에게 밑지는 말일지 모르겠다. 

물론 압축의 미 측면에선 완벽하게 반대에 서있다만. 


가미카제로 대표되는 일본의 전쟁에 대한 광기는 아무리 들어도 거 참. 

전쟁으로 시작된 이야기는 무수히 많은 인물들을 등장시키며 펼쳐진다. 


어린 나이에 참전했던 주인공 보먼의 삶이 중심이다.   

전쟁을 직접 겪은 보먼, 그 시기를 살았던 사람들.

전쟁이 그들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이야기할 줄 알았건만, 꼭 그렇진 않다. 

단지 삶을 말한다. 그것도 아주 다양한 삶.


보먼은 물질적으로 부유하고 정신적으로 빈곤한 집안의 딸과 사랑에 빠져 결혼한다. 

성격은 애초부터 맞지 않지만, 사랑에 빠졌다고 믿는 젊음들에게 그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의 엄마는 며느리를 "아들을 마법으로 호린 젊은 이교도 여신처럼" 생각하고, 장인 또한 그를 못마땅하게 여기지만 딱히 방해도 않는다.

보먼은 아내 몰래 유부녀와 간통을 저지르며 "도시를 소유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곧 정확한 이유는 알지 못한 채 이혼당한다. 

그 후로도 여성을 만날 때야 성취감을 느끼는 보먼은, 배신을 당하기도 하고, 톡톡이 복수를 하기도 하며, 그렇게 사랑하고 이별하며 살아간다. 


등장하는 인물들 하나 하나 특이하면서도, 평범하다. 이 말이 동시에 성립 가능하다는 아이러니. 

가령, 친구의 딸에게 욕정을 품는 스텀프 판사는, 한 때 사랑하는 여인에게 차여 자살을 시도하기도 한 자이고. 


베트남전을 묘사한 문장은 흥미로웠다. 

"이제 이 전쟁은 방탕한 아들처럼 되어버렸다. 믿을 수도 고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내쫓을 수도 없는 아들놈."


성 평등 요구에 대해 등장 인물들은 일갈한다. "어이없네."라고. 

시대를 그대로 드러낸다. 


보다 압축했다면 어땠을까 생각도 들지만, 한 인간의 삶을 집중해서 들여다보는 것과는 또 다른 느낌이 있었다.

나의 인생 역시 멀리서 본다면 어떠할까, 하는.


<올 댓 이즈 - 제임스 설터 지음, 김영준 옮김/ 마음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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