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사카이 준코 지음, 민경욱 옮김 / arte(아르테) / 2017년 1월
평점 :
절판
꼰대는 되지 말자. 틈만 나면 수도 없이 반복하며 다짐하지만, 나 또한 완전히 자유롭진 못할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꼰대는 이런 거다.
세상만사에 아는 척하기, 쓸데없이 가르치려 들기, 남에게 제 방식을 강요하기.
삶의 다양성을 뼛속깊이, 마음 속 깊이깊이 존중하면, 다짐할 필요도 없을 거다.
내가 옳고, 니가 틀린 것이 아니라, 너도 옳고 나도 옳고 모두 다 존중받아 마땅하다는 것.
부족한 나란 인간은, 다짐이 필요하다.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는 사뭇 독특한 에세이집이다.
아이가 없는 삶을 마냥 존중해달라고 주장하는데 지면을 할애하기 보다는 (물론 존중해야 한다고 말한다),
일본의 낮은 출산률을 진심으로 걱정하며, 그 와중에 아이가 없는 본인의 삶을 짐짓 미안하게 여기면서도,
결국, 삶의 다양성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출산률을 상승시키려면, 반드시 결혼을 해야만 아이를 가질 수 있다는 고정관념을 깨야 한다는 해결책을 제시하기도 한다.
일리 있는 말씀.
다양성을 존중하자고 하면, 혹자는 소수의 사람들을 존중하자는 말로 해석하곤 한다. 마치 남 얘기하듯.
글쎄.
대다수의 문제에서 본인이 다수일 수 있지만, 완벽하게 다수에 속할 리는 없다.
-그 행태에 절대 동의하지 않지만 - 흔히 사람들의 평가 잣대가 되곤 하는 것들,
외모, 학력, 경제력, 집안 등등 모든 것에 다수인 것 같은가.
그 외모, 그 학력, 그 경제력, 그 집안, 어디까지나 상대적이다.
어느 하나 빠짐없이 우월하고 다수에 속한다면, 자신의 준거집단을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뿐인가. 현대사회에서 실업의 마수로부터 죽는 날까지 안전한다고 장담할 수 있는 자가 과연 얼마나 되겠나.
-언급할 필요도 없이 당연히-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는다는 전제 하에, 삶의 다양성은 인정되어야 한다.
이기적인 나는 내가 존중받고 싶어서, 다양성을 존중한다.
아니, 오늘도 노력 중이다.
<아무래도 아이는 괜찮습니다 - 사카이 준코 지음· 민경욱 옮김/ 아르테ar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