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 - 5천만 경제 호구를 위한
선대인 지음, 오종철 기획 / 다산북스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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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무관해 보이는 내 삶도, 사회와 싹 다 맞물려 있다. 

스무살 때 영업사원의 꼬드김에 넘어가 별 생각없이 만들었던 신용카드는 나를 울릴 뻔 했고, 

'이론적으론 가능하지만 실질적으론 손실이 날 수가 없다'는 은행 직원의 말에 덜컥 가입했던 펀드 역시, 내 속을 쓰리게 했다.


이제 나는 신용카드도 (거의) 쓰지 않고, 예금 적금 외 그 어떤 재산 증식 방법에도 관심이 없다.

단순하게 살고 싶다.

버는 선 안에서 쓰고, 모으고, 없으면 없는대로, 있으면 있는대로, 단순하게. 더 계산할 거 없이. 

살다가 정히 그렇게는 안되는 날이 올는지 모르지만, 그건 그때 해결할 일이고, 일단 되는 때까진 그렇게 살고 싶다. 

그런데 왜들 그렇게 날 흔들려는 만물이 많은지. 사람도, 물건도.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나는 틈틈이 호구가 되고 있을 거다.

마트의 진열대도, 각종 금융상품도, 전문가들이 머리 싸매고 작정해서 만들어내는 수법들인데, 먹혀드는 게 당연하다.

그들은 그들의 일을 하고, 나는 나의 일을 할밖에.

아직까진 흔들려 본 적 없지만, 흔들리지 않기 위해 노력할 뿐. 


<선대인의 대한민국 경제학>을 읽었다. "오천만 경제 호구를 위한" 책이라고. 


"대한민국은 자본주의 국가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경제를 제대로 알지 못해 어려움을 호소한다. 

더군다나 12년이 넘는 의무 교육은 도리어 우리를 경제 호구로 만들어버렸다. 

경제를 그저 수험과목 중 하나, 혹은 암기해야 하는 학문으로 받아들이게 하여 

대다수의 청년세대들조차 경제 호구가 된 채 사회에 내던져지고 있다." 


총11강으로 구성되어 있다. 금리, 환율, 주식, 부동산을 비롯하여, 인구, 기술과 일자리 등등.

각 분야마다 까다롭지만 기본적으로 알아야 할 용어 설명은 물론, 저자가 예측하는 그 분야의 미래까지 기술하고 있다.

투자에 관한 팁도 제시한다.

등장하는 모든 용어를 알아야 할 것 같진 않지만, 경제의 큰 흐름을 파악하기는 좋았다. 

무엇보다, 11강의 각 주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는 게 좋았다. 이해하기가 더 수월했다. 


현 사회에 대한 저자의 의견도 적극적으로 개진하고 있어, 다른 의견을 지닌 독자에겐 불편할 수도 있지만 내겐 더없이 좋았다. 

이 또한 확증 편향을 경계하려는 자세를 잃지 않는 선에서, 

내가 선택한 삶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게 해주는 것. 내겐 탁월한 선택이었다. 

가만히 있으면 안 된다고, 더 많은 돈, 더 많은 투자, 더 많은 욕구를 자극하는 사회에서, 

나는 이렇게 살겠다. 단순하게. 이게 나한테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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