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 - 여행, 그 모든 일상에 담긴 의미
허경은 지음 / 책나무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 우리는 낯선 곳에 놓일 필요가 있다 ::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시각을 관철하다 -

허경은 저 / 책나무 / 2014 / 문학 / 에세이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는 로맨스와 판타지, 스릴러이지만 언제부터인가 책장에 유독 여행 에세이가 많아졌습니다. 심지어 즐겨 구매하는 요리책보다 여행 에세이가 더 많아지고 있네요. 아마도 하루하루 시간이 지날수록 삶에 얽매이다보니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마음이 은연중 생기기 때문인가봅니다. 내가 못가니 남들의 이야기라도 읽어보자며 여행에세이를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는 셈이지요. 

     오랜만에 제목부터 마음에 드는 책을 만났습니다. 여행 에세이의 책 제목은 항시 마음에 들어했지만, 이 책의 제목 중 '낯선 곳'이라는 표현이 가장 마음에 들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익숙함을 좋아합니다. 낯선 곳은 어둡고, 무슨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불안한 느낌을 주기에 우리는 꺼려하지요. 하지만 낯선 곳이란 설렘, 기대, 자신감 등을 불러일으키기도 합니다. 내가 모르는 세계, 내가 모르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니까요. 그래서 우리는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떠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무섭고 두렵지만, 묘하게 두근거리는 그곳. '낯선 곳'

     어딘가로 떠나는 것도, 정착해서 생활하는 것도 모든 건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저는 안정된 것도, 떠나는 것도 좋아합니다. 저는 용기가 없을뿐이지만. 집 밖에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말 많이 들어봤을거예요. 집 안에서의 안정적인 삶이 편하긴 하지만, 간혹 지루하고 심심하기 짝이 없지요. 그래서 개고생 하는 걸 알면서도 새로운 변화를 주기 위해, 혹은 소소한 것들을 발견하는 재미를 찾기 위해 집밖을 나서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저자는 어릴적부터 빈번히 이사를 다녔던 터라 낯선 곳을 두려워 하지 않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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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해외 어느 한곳을 다녀온 여행에세이는 아닙니다. 저자가 20대 초반 시절 떠났던 필리핀 어학연수, 호주 워킹홀리 데이, 해외 출장 등을 통해 '낯선 곳'에서 경험했던 일상, 감동, 현실, 슬픔 등의 느낀점을 회고하는 글입니다. 아마도 '낯선 곳'에서의 일상을 그녀는 계속 일기를 쓰고 있었던것 같아요. 책 중간중간 기록을 하고 있는 내용이 나오거든요. 저자는 책 속에서 '그때는 이랬었지, 지금은 그때처럼 못할꺼야'라며 과거의 무모했던 경험을 회고하고, '여긴 다시 가겠다고 했었지'라며 추억을 그립니다.

 

     이 책을 읽은 후 가장 기억에 남는 파트는 '내나라 먼소식'이었습니다. 어딘가에 홀로 남겨진다는 것은 그만큼 남들과 공유하고,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줄어드는 것을 의미합니다. 대한민국에서 멀리 떨어진 해외에서, 한국인이 얼마 없는 땅에서 한국의 소식을 듣기는 어려웠을 겁니다. 물론, 인터넷이란 통신이 있지만 직접 검색해야만 볼 수 있고, 귀로 들려오는 건 어렵지요. 그래서 한국에서 발생한 사건, 사고 등을 늦게 알게 되었다는 내용이었는데, 해외에 있는 만큼 우리나라의 소식을 늦게 접한다는데 무언가 슬픔을 느꼈습니다. 그만큼, 가족의 이야기도, 친구의 이야기도 해외에 있는 만큼은 남이 되어버리기 쉽습니다. '눈에서 멀어지면 마음에서 멀어진다'란 속담이 있잖아요. 저자는 정보를 늦게 알아서 슬픈게 아니었을겁니다. 그러한 슬픔을 같이 공유하고 공감대가 적어지고, 없다는 것에서 오는 허무함과 아쉬움이 슬펐을테지요. 떠남이란 그런것이 아닐까 싶네요.

 

친구가 1년, 2년 그렇게 세월이 흘러 언젠가 다시 만나 서로의 안부를 물을 때 우리는 얼마나 많은 것들에 서로 공감할 수 있을까. 가볍게는 연예인 가십거리부터 크게는 나라의 대소사까지, 오랜만에 만나면 할 이야기도 많을 것 같지만, 막상 만나면 대화는 자주 끊긴다. 멀어진 거리와 시간만큼 공감의 소재는 줄어든다. - P. 34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은 대체로 새로운 것을 찾아내기 좋아한다. 낯선 곳에 익숙해지면 ​정복했다는 뿌듯함이 밀려오고 또 다시 정복할 새로운 곳을 찾아 나선다. - P. 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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