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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미는 토요일 새벽 - 제1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
정덕시 지음 / 은행나무 / 2024년 11월
평점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개인적으로 곤충이나 파충류를
정말 극도로 싫어하는 편입니다.
그런 제가 반려동물로
거미를 키운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책으로 읽는 건
굉장한 반전이었습니다.
이번에 소개할 거미는 토요일 새벽은
제1회 아르떼문학상 수상작으로
인간 너머의 영역을
끈질기게 탐색하려는 젊고 새로운 시도를
담은 책이었습니다.
암컷 타란튤라와 인생을 함께 산다는 건
반려견과 함께 사는 나로썬
상상할 수 없는 삶의 형태였습니다.
데려오기 전부터 오래 살지 못할 거라는
암컷 타란튤라와의 동거는
사람들의 예상을 뒤엎고 17년을 향했습니다.
둘의 첫만남은 블루프로그에서 시작이었고
책 속의 '나'는 암컷 타란튤라 두희를
마지막 반려동물로 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책 속의 나는 두희와의 추억을
하나 둘 정리해나갔고
두희와 함께하며 두희가 자신의 말을
알아 듣는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나'의 남자친구 주안은
두희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다는
알 수 없는 이야기를 하고
'나'는 그런 주안이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나'는 블루프로그에서의 추억이
결코 잊힐만큼 간단한 것이 아닙니다.
17년을 함께한 반려동물의 죽음은
결코 하루 이틀 한 달만에 잊을 수 있는 게 아니고
시간이 해결해준다는 것 또한 허구는 아니지만
계속 살아가는 동안
우리 마음을 쉴새없이 흔들어댑니다.
정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
반려동물을 키우면서 알아버렸습니다.
반려동물의 죽음에 대한 아픔이
너무 거세게 휘몰아쳐오면
다음 반려동물을 맞이할 생각따윈
결코 하지 못하게 됩니다.
일상 생활에도 지장을 끼칠 만큼
많은 아픔을 느끼게 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상을 살아가고
또 다른 사랑을 시작하게 됩니다.
또 다른 사랑에 행복해하는 우리는
지나간 반려동물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게 되지만
마음 속에 그들은 언제나 머물거라 믿습니다.
계절이 변하고 시간이 흘러도
사랑했던 추억은 잊혀지지 않고
좋았던 기억은 영원히 생생합니다.
거미라는 존재에 대해서
반려동물로 키울 수 있다는 것에
나와는 상관이 없는 일이라 생각했지만
어쩌면 또 다른 영역에 발을 들이게 된 듯한
생각을 하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왜인지 모르게
읽고 나서 가슴이 먹먹해지는
그런 책이었습니다.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