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불을 끄지 마세요
최동열 지음 / 메이킹북스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최근 들어서 시집을

자주 읽게 되었습니다.

시를 읽을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시인들은 정말 대단하다 느껴집니다.

소설도 마찬가지지만,

일상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소재를

시로 표현한다는 건

미적 감각이 뛰어나다고 보입니다.

관찰력이 좋아서 같기도 합니다.

고등학교 재학 당시,

문학 창작 관련 동아리를 든 적이

있었는데, 시를 잘 썼다고 칭찬받는 사람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시의 그 룰을 따르기가

생각보다 까다로웠어요.

짧은 몇 문장이

이렇게 만들기 힘든 거였구나

라는 걸 처음 알게 된

시간이었습니다.

무언가를 창작한다는 건

바로 뚝딱 되지 않습니다.

게임도 처음 해보는 게임은

잘 풀리지 않듯,

처음에 잘 안된다고 포기하지 말고

좀 더 끈기를 가지고 도전을 해볼 걸 하는

약간 아쉬운 감이 있습니다.

이번에 제가 소개할 책은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최동열 작가님의 시집입니다.




최동열 님은 시인이면서

고등학교 교사입니다.

<신문예>에서 시가 당선되어

등단하였고, 강연회도 하고,

공저도 하고 계십니다.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는

1부와 2부로 나누어져 있습니다.

이 시집을 통해

시에 취하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

헌 양재기에 물을 담고

태연하게 놓인 낡은 밥통에

자리에 멈춘 호흡이 있었다

가는 철봉에 끈에 묶인 목덜미

마음의 상처에 갇혀 버린 걸까?

출처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17페이지

위 시는 고양이라는 시의

일부분입니다.

길을 지나다 보면

성묘도 보이고, 자묘도 보이고

길고양이를 흔히들 보게 됩니다.

가끔은 덫에 걸려

신체 중 한곳이 불편해 보이는

고양이들이 보입니다.

이미 인간에 대한 두려움이 커져

손길을 거부하는 친구들을 볼 때면,

마음이 짠해집니다.

이들에게도 직접적인 관심을

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첫 번째로 캣맘이 있습니다.

먹을 게 없어서 쓰레기통을 뒤지는

불쌍한 아이들의 배를 책임져줍니다.

다만, 주기적으로 정해진 곳에

밥을 줘야 하기 때문에

민원이 생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리고 죄 없는 아이들을

본인의 분풀이 상대로 삼는

말이 안 되는 짓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행동이 있기에,

죄 없는 생명의 불이 하나 둘

꺼져가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듭니다.

캣 맘처럼 챙겨주진 못하더라도

말이 안 통하는 생명체에게

분풀이를 하는 일이 없도록

길고양이들에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변화가 주어질 수 있을까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같은 자리를 돌며

스트레스로 헤매는 곰

구석에 움직이지 않는 원숭이

울타리 쪼그린 모습에

그들을 위해

잠긴 문을 열어주고

공놀이로 편을 나눠

우리의 공통점을 찾아본다

출처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53페이지

동물원을 가면

평소에 접하기 힘든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많이들 갑니다.

가족끼리, 친구끼리

때론 혼자서,

혹은 일 때문에

동물원을 가곤 합니다.

동물원을 갈 때면,

'너무 좁지 않나?' 싫은 생각이 들 때가

있는데,

너무 좁은 공간에서 여러 마리가 모여있다 보니,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제자리를 빙빙

도는 행동을 하곤 한다고 합니다.

어떤 기사에서 그런 스트레스성 행동을

보이는 동물 친구들을 구조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습니다.

우리는 돈을 벌어서

더 큰 집, 더 좋은 집으로

이사를 하기 위해

노동이라는 대가로

'돈'을 제공받습니다.

동물원의 그들에게

제공되는 건

영양가 있는 식사와

안전한 보금자리입니다.

해리 포터에 나왔던 뱀처럼

언젠가 그들도

자연으로 돌아가는 날이 올까요

꺼진 불은 다시 피어난다고

시련을 넘어선 살결로

에둘러 말하는 당신

지진에 깨진 조각들을

손으로 하나씩 주워

지난날을 독백하네요

슬픈 과거는 버려야 해요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출처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9페이지

이미 잘라낸 조각을

다시 이어 붙일 순 없습니다.

지나간 사람,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후회한다는 건

충분하지 못했다는 것이나,

후회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고

본인 마음만 다시 생채기 낼 뿐입니다.

지난 일을 더 들추지 말고

보듬어서 품고

새로운 시간, 새로운 사람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누군가를

대체하는 건 없습니다.

단지, 빈 공터에

새로운 나무를 들여오는 일이라

생각이 듭니다.

과거와 현재의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화면에 나타나고

아름다운 무대의 노래

세상에서 사라져 버린 그 사람들

그날의 기억을 다시 찾아보는

아 유튜브 시간 여행이여

출처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50페이지

간혹 본인 나이 때에 맞지 않는

발표된 지 시간이 꽤 지난 노래를 알면

주변 사람들이 놀라는 경우가 있습니다.

"네가 그 노래를 어떻게 알아?"

"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

요즘은 유튜브가 알고리즘을 통해

영상을 추천으로 띄워주는 경우가 있어,

지나간 노래라도

다시 역주행으로 사랑을 받을 때가 있어요.

그때 그 시대의 감성을 느끼고 싶을 때면

그 시절에 유행했던 노래를 통해

추억에 젖어들곤 합니다.

나 때가 그리울 때면,

나 때의 노래를 들어보시는 건 어떨까요?

노래는 최고의 타임머신 같습니다.

시인의 마음이

고대로 담겨있는 게

시라고 생각됩니다.

어쩌면 흔한 소재지만,

최동열 작가님만의 시각에서 보았기에,

흔하지 않은 특별함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작가는 작품을 만듭니다.

제목이 같을지라도 내용물은 다 다른 작품이기에

만날 때마다 설렘을 가지고

책을 가까이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또 어떤 설렘을 만날까?

모두들 같은 설렘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이상, 미술관에 불을 끄지 말아요 서평 후감을 마칩니다.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