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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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이번에 소개할 책은

펫로스 증후군에 대해 다룬 책으로,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이토 히데노리 지음, 김난주 옮김입니다.




이토 히데노리는 1975년 태어나

1998년 문예춘추에 입사하고,

2019년 프리 선언 이후,

큰곰 문제와 펫 로스 등 주로

동물과 인간 사이의 관계에 대해

취재하고 있으며, 삿포로 거주 중입니다.

옮김이 김난주는 1958년 부산 출생으로

현재 일본 문학 전문 번역가로 활동 중입니다.

옮긴 책으로 <홀리 가든>, <우는 어른>,

<울지 않는 아이> 등이 있습니다.





2020년 5월 6일, 나는 사랑하는 우리 개를 잃었다.

잡중에 수컷이었고, 이름은 민트였다.

19년 5개월을 살았으니, 인간으로 치면

백 살이 넘은 나이니까 천수를 누린 셈이다.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6페이지

이 책의 저자 또한 반려견을 잃은 경험이

있다는 내용으로 시작됩니다.

순무를 보고 훌쩍거리는 마흔 넘은 사내의 모습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울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았던 것이다.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8페이지

이별의 순간이 오면, 예기치 못하게

감정의 쓰나미가 몰려옵니다.

나의 사랑스러운 반려견을 떠나보내도,

그 아이의 물건은, 그 아이를 위해 산 것들은

여전히 그 자리에서 사용해 줄 것을 기다립니다.

제가 키우던 아이는 '보리'였습니다.

그 아이는 중성화 수술 중 마취제 부작용으로

생을 달리했습니다.

병원 의사도 당황하고, 저도 당황하고

당황의 순간이었던 것 같아요.

친언니가 중성화 수술 별거 아니다,

수술 금방 끝난다고 해서,

수술실로 들어가는 보리랑

제대로 된 인사 하나 하지 못하고,

그냥 그렇게 병원을 나와서,

집에서 기다리던 중

"긴급 상황이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와라"라는

한 통의 전화를 받고 병원을 찾아갔지만,

우린 그 후 떨어져야 했습니다.

모든 게 다 원망스러웠습니다.

수술 전 알레르기 검사를 시행하는 게 있다는 것도

나중에 알게 되었고,

훗날 다른 아이 '라떼'라는 축복이 찾아왔을 때

중성화 수술을 할 때가 오자,

눈물부터 나왔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던 사람 입장에서

사랑하는 반려동물을 잃은 슬픔은

가족이나 친구 등 소중한 존재를 잃은 슬픔과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구를 잃은 상황을

'휴먼 로스'라는 말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18페이지

누군가를 잃게 된 경우

우리는 "장례식장"을 통해

그 마음을 표현을 합니다.

사랑하는 가족 혹은 친구가 갑자기

떠나가는 순간이 오면,

말도 못 하게 슬픕니다.

그리고 회사에서는 상조 휴가를 주며

잘 다녀오라고 합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잃게 되었다고 해서

상조 휴가를 주거나,

안쓰럽다고 보는 시선은 잘 없습니다.

'고작 반려동물 하나 죽었다고 '

하고 따갑게 눈총을 주는 경우도 적지 않고요.

그뿐만 아니라 주인 자신조차 이런 일로 슬퍼하는 내가

이상한 게 아닐까 하고 생각하는 일마저 있습니다.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26페이지

그렇기에 혼자 아파하는 경우가

과반수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을 상담할 때는

내담자의 현재 상태를 파악하는 일이

가장 중요하다고 합니다.

정신의학에서는 '나'에게 소중한 존재를 잃은 사람은

어느 정도 공통된 '슬픔의 과정'을 지나 회복으로 향하는

과정을 그리프 워크라고 표현합니다.

그리프 워크 관련 저서로는

죽음의 수용 과정

지은이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가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또한 펫 로스 증후군을 앓는다고 해서

병에 걸린 건 아닙니다.

일본 의사회의 기관지에서는

'반려동물을 잃은 것'을 '펫로스',

'펫 로스로 인한 충격에 따른 정신적, 신체적 증상'을

'펫 로스 중후군'으로 구별하는데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25페이지

연간 약 88만 마리의 개와 고양이가 사망하고,

그 가운데 약 40퍼센트의 주인들이 심각한 펫로스로 인한

정신 질환을 앓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출처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24페이지

펫로스를 앓고 있는 사람은

'나' 혼자가 아닙니다.

다른 사람들도 앓고 있지만,

공공연히 드러내지 않을 뿐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향한 시선은 곱지 않아서

일부는 어쩌면 펫로스 증후군인 지 모르고

그냥 이겨내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저는 보리를 잃은 당시에,

그 슬픔을 친언니와 나눴습니다.

제 친언니는 눈물이 많은 편이 아닙니다.

그래서 언니가 계속

저보고 미안하다고 하면서 울 때,

놀라기도 하고, 속상하기도 했습니다.

저 대신에 동물 병원에 전화해서

장례 절차 관련해서 문의도 해줬습니다.

병원에선 장례비용을 다 부담하겠다고 하며,

추후 혹시나 새 가족을 데려오게 되어 진료가 필요하다면

기본 접종은 무료로 다 해주겠다는 약속도 했습니다.

그렇게 보리가 몸만 남았을 때,

상자에 곱게 넣어, 집으로 데려와

따뜻한 장판 위에 올려놨습니다.

보리의 몸은 점점 더 식어만 가고,

코와 항문 쪽에선 피가 계속 흘렀습니다.

피가 흐르길래 아직 안 죽은 거 아닌가,

혹시나 살 가능성이 있는 건 아닌가

바보 같은 기대도 했었습니다.

하지만 그게 당연한 반응이라고,

이미 알려준 대로 깔고 있던

배변패드에는 피가 스며들었습니다.

멀쩡하게 걸어나갔던 친구가

박스에 넣어와서 그런지,

친언니가 키우던 두 반려견들은

마루는 와서 냄새 맡아보고

찌루는 계속 짖어댔습니다.

보리를 키울 때도 초보 엄마였지만,

떠나보낼 때도 초보 엄마였습니다.

친언니가 없었다면 감당 못했을 슬픔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금도.

펫 로스를 경험하게 된다면,

바로 일상생활을 하기엔 벅찹니다.

장례를 치른다고 하루 쉬었지만,

연속으로 쉬기엔 힘들어서

다음날부터 출근은 강행했습니다.

하지만 제 마음은 준비가 안 되어있었고,

쉬는 시간마다, 잠시 혼자 있게 될 때마다

눈물샘은 자꾸 터져서, 힘들었습니다.

자꾸만 눈물이 나서 힘들었지만,

제가 울면, 언니가 그때마다 미안하다고 해서

본인도 혼자 운 게 분명한 얼굴을 하고 돌아와서

너무 미안했습니다.

펫로스는 두 번 다시 경험하고 싶지 않은

아픈 기억입니다.

그럼에도 반려견과 함께하는 삶을 내려놓을 수 없는 건

펫로스라는 아픈 기억이 주는 고통보다

펫과 함께하는 동안의 행복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펫로스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에겐

새로운 반려동물을 맞이하는 게

극복하는 방법 중 하나라고들 합니다.

새 아이를 데려온다고 해서,

그 아이가 첫째를 대신할 순 없지만,

둘째가 주는 행복은 또 따로 존재합니다.

펫로스 증후군으로 혼자 숨죽여

아파하는 사람이 더 없었으면 좋겠습니다.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라는 책은 우리에게 찾아올 이별의 순간에

어쩌면 조금 프로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알려주는 듯합니다.

이별이라는 선택지 앞에서 자유로운 반려인은 없습니다.

반려묘와 반려견 모두 이별의 순간이 찾아오고,

그 이별의 때는 각자마다 다릅니다.

이별을 하게 되는 순간이 오기까지,

당장 '내일'이 오기까지,

'오늘'이라는 시간이 주어져있습니다.

더 많은 기록과 추억, 사진을 남겨서

저장해둔 추억을 꺼내 써야 할 순간이 왔을 때

꺼내도 꺼내도 아직 꺼내볼 행복의 순간들이 많을 수 있도록

'그때의 나'를 위해 저장해둬야 합니다.

항상 지나고 나면 후회하게 됩니다.

"왜 기록을 하지 않고, 눈으로만 담아뒀을까"

사진은 영원히 남습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영원히 남아있을 가족이지만,

다시 한번 눈에 담을 수 있도록,

더 많이 기록하고 더 많이 사랑하는 시간들을 보내야겠습니다.

동물 에세이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를 통해

반려동물을 잃은 아픔을 함께 나누면 좋겠습니다.

반려동물을 잃게 되면 아픈 건 당연합니다.

누군가는 펫로스 증후군을 앓게 되고,

자신들의 아픔을 인터뷰를 통해 나눠준

여러 사례들도 실려있습니다.

이상, 언젠가 찾아올 그날을 위하여,

출판사 소담출판사 서평 후감을 마칩니다.


리뷰어스 클럽의 소개로 출판사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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