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 다치바나 식 독서론, 독서술, 서재론
다치바나 다카시 지음, 이언숙 옮김 / 청어람미디어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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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만에 책다운 책을 읽은 것 같다. 읽어볼만한 책이다. 책자체에 대한 책들을 좀더 읽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자인 다치바나 다카시를 소개할 땐 늘 '현대 일본 최고의 지식인'이라는 문구가 좇아 다닌다. 책을 읽으면서 '과연 그럴만 하네'라고 생각했는데 아무튼 굉장한 이력(?)의 소유자임엔 틀림없다.

책을 읽을 땐 목차를 보면 책의 내용을 가늠할 수 있다. 저자의 독서론, 서재.작업실론, 이런 책을 읽어왔다는 액자식 구성 방식이다. 알고보니 저자의 <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와 <내가 읽은 재미있는 책, 재미 없는 책 그리고 나의 대량 독서술, 경이의 속독술>, 두 권의 저술을 추려서 번역한 책이란다.

사실 이 책에 실린 글을은 그다지 최근의 글은 없는 듯하다. 1986년,1975년, 1995년 등. 하지만 시대가 뒤떨어 진듯한 인상은 받지 못했다.(년도가 글 끝머리에 적혀있기 때문에 읽을 당시엔 몇년도에 쓴것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책을 진짜로 재미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이런 책을 한번 읽어보는 것도 괜찮을 것 같다. 처음부터 끝까지 다 읽을 필요는 없다. 개인적으로 몇가지 추천을 한다면 '3.나의 서재.작업실론'을 한번 읽어보시라. 그중 저자의 서고 신축과 비서 공모기는 흥미로와서 지루하지 않을 것이다.

또 한가지 '4.나는 이런 책을 읽어 왔다' 중 '다치바나씨의 작업실 고양이 빌딩'편도 꼭 읽어보길 권한다. 조만간에 고양이 빌딩과 관련된 자료를 올리려고 한다. 아주 흥미롭고 책에대한 욕심이 보통 수준을 넘는 사람(자신의 서재를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저자가 무척이나 부러워 질 것이다. 나도 부럽다.

책 중후반기 쯤엔 저자가 중3학년(1956년)때 쓴 글 '나의 독서를 되돌아본다'가 실려있다. 자신의 독서 경향을 초등이전, 초등2년, 초등3년~4년 중기 등으로 중학교 후기까지 다섯 단계로 나누어서 소개를 하고 있다. 글쎄, 다른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뭔가가 다른 것일까. 저자의 엄청난 독서량 뒤엔 책을 가까이한 부모로 부터 물려받은 유산이 오늘날의 다치바나 다카시를 있게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도 그런 부모가 되고 싶다.

2002.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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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은 아름다움이 우리를 구원할 거야 1 - 현경 순례기 1
정현경 지음 / 열림원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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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경. 그녀는 현재 유니언 신학대학 종신교수(1997- )로 재직중이다. 이책은 인터넷에서 언뜻 보고 지나쳤다가 한참 후에야 읽게 되었는데 왜 읽기로 했는지 기억이 잘 나진 않는다. 이화여자대학교 기독교학과 교수 시절에도 기독교 계에선 보수신학자의 틀을 깨는 진보적학자로 혹은 여성. 환경운동가로 알려진 인물이며 내가 보기에도 평범한 교수같지는 않다.

지금 이책을 뭐라고 설명을 해야할지 무척 난감하다. 보수기독교계에선 그녀를 '마녀'라고 까지 치부했다는데 세계의 학계와 언론은 그녀를 세계적인 신학자로 인정한다고 한다.

부제는 현경의 순례기이다. 자신의 참 자아를 찾아 떠나는 얘기인 셈인데 나아가 모든 여성들에게 자신의 틀을 깨길 바라는 저자의 소망이 담겨져 있다고 생각된다. 본인도 무척 재밌게 책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을 해보았다. 그녀가 추구하는 참 자아는 내 입장에서 보면 너무 인간적이라는 게 탈이지만, 어쨌든 자신만의 이미지가 없는 여성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든다. 어찌보면 페미니즘 적인 면이 있지만 약간은 거리가 있는 것 같고(나는 페미니즘에 대해 잘 모르고 별 관심도 없다) 모든 사람이 자신의 진짜 모습에 대해서 한번쯤 고민을 하게되면 약간은 도움이 될만한 부분이 있는 책이다. 허나 너무 주체성이 없는 사람은 가급적 피했으면 하는 생각도 더불어 든다.

아직 2권은 구입을 미처 못했다. 2권은 순례기를 통해 얻은 것을 기록한 책으로 알고 있다. 그녀는 그것을 '비전'으로 표현했다. 그녀가 발견한 비전이 뭔지는 아직 모르지만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른건 몰라도 제목은 마음에 든다. 나는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는 눈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다. 그동안 그걸 잘 몰랐었는데 말이다. 인간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도록 만들어졌다고 생각한다. 또한 아름다움을 함께 나누는 것도 중요하다.

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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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사랑 그리고 마무리
헬렌 니어링 지음, 이석태 옮김 / 보리 / 199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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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친화적인 책이다. 평소 한옥집과 쪽머리엔 관심이 있었지만 자연적인 삶에 대해선 별 개념이 없었다. 대학다닐 때 서가에 꽂혀있었는데 늘 읽어야지 읽어야지 했던 그런책이다.

저자 헬렌은 스물여섯 살에 스물한 살 위인 스코트를 만나 서로 존경하는 동반자로 반 세기 동안 산 인물이다. 니어링 부부를 보면 서로 존경한다는 게 삶으로 보인다고나 할까 아무튼 자연과 더불어 부부는 반세기를 살았다.

좀더 천천히, 소박하게, 느긋하게 살고 싶다면 도움이 될 것이다. 그러나 과거나 오늘이나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잊어선 안된다. 문명을 떠나 살고는 싶지만 삶으로 실천하는 사람은 드물다는 게 이를 잘 반영한다. 무엇보다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의 존재에 대해서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그래서 그런지 책이 250여 페이지가 되는데 상당히 가볍다. 아마도 재생용지로 만든 것 같다.(더불어 값도 저렴한 편이다^^)

니어링 부부는 문명을 거부한 편이었다. 손수지은 집에서 필요한 가구들만 들여놓고 손수 농사를 지어 생활을 꾸려나갔다. 또한 그들은 책을 사랑하였다. 주말엔 일손을 놓고 서로 책을 읽어 주기도 하였고 헬렌이 바이올린을 켜기도 하였다. 많이 가지면 가질 수록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싶은 욕구가 생기는데 이들은 필요한 것만 가지고 남는 것은 주위 이웃들에게 나누어 주는 그런 삶을 살았다.

니어링 부부는 비록 신을 믿지는 않았지만 인간으로서 최대한 건전한 삶을 살은 표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그것도 많은 가치를 가지진 못할 것이다.

20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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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 결혼 시키기
앤 패디먼 지음, 정영목 옮김 / 지호 / 200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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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x Libris는 책 소유자의 이름이나 문장을 넣어 책표지 안쪽에 붙이는 장서표라는 뜻의 라틴어로, 그 책의 소장자를 지칭할 때 쓰기도 한고 한다. 예를 들어 Ex Libris Shine라고 하면 '시네가 소장한 책에서'라는 의미이다.

<아메리칸 스칼러>의 편집자인 앤 패디먼의 약간 건조하면서도 재치있는 에세이집이다. 총 열여덟편이 실렸는데 전체적인 분위기는 '책에 대한 책'이다. 여즉 읽어본 책중에 책에 대한 책들은 드물었지만 그 드문 책들중에서도 수작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짧지만 저자 자신의 생활을 통해 책이 어떠한 역할을 하는지 속속들이 알 수 있다. 저자는 책을 좋아하던 부모의 영향으로 어렸을 때 부터 책과 친구삼아 성장하였고 책을 매개로 친구들을 사귀고 연애를 하고 결혼을 하였고 그녀의 두 아이들도 그녀 처럼 성장하고 있다.

부재가 서재 결혼 시키기인데 저자에겐 나름대로 의미가 있는 제목인것 같다. 그녀의 남편도 책을 무척이나 좋아하고 그분야에 종사하는 사람으로 둘은 결혼을 해서도 자신들이 소장한 책을 몇년째 따로 두었었다. 그 이유는 서로 헤어질 지도 모르기 때문이라는데(책을 합쳤다가 헤어지면 서로의 책을 다시 분리해야 한다) 아무튼 결국은 서재끼리도 결혼을 시켜버렸다.

책을 읽다보면 나도 모르게 피시시 웃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그 중에서도 패디먼 가의 전통이다 시피한 '교정/교열을 실천하는 삶'은 정말 웃음을 금치 못할 부분이었다. 그녀의 가족은 아버지와 어머니, 오빠와 그녀 이렇게 네 식구인데 가족끼리 식당에 가면 꼭 메뉴판의 교정/교열을 보는 것으로 부터 시작해서 식당 이름에 대해서도 한마디씩 하는 게 그들의 일상이었다고 한다. 그러한 그녀의 책에 중독되어 사는 삶은 가족으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셈이다.

2002.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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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의 성 믿음의 글들 201
아치볼드 하트 지음, 김종철.박진숙 옮김 / 홍성사 / 200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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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크리스천이기 때문에 성에 대해서 민감하게 대하는 면이 없지않다. 이번에 홍성사에서 3편의 책을 펴냈다. 시리즈로 나온 것은 아니나 같이 묶어서 판매하는 것 같다. 이책은 성 자체에 관한 전문적인 내용이 주류를 이룬다. 또한 크리스천 여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것을 기초로 쓰여졌다. 그래서 다른 크리스천 여성들은 성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를 '공식적으로' 알 수있는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이런 방향의 책은 무척 드문 것 같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성이 어떻게 왜곡되어져 있는지를 알수있을 것이다. 여자라면 자신의 몸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넌크리스천이라도 읽어볼만 하며 저자가 그랬듯이 남성들에게도 권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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