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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의 기묘한 오후
이언 매큐언 지음, 앤서니 브라운 그림, 서애경 옮김 / 우리학교 / 2025년 12월
평점 :
우리학교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20년 전에 우리말로 번역된 초판이 나왔고, 이번에 '우리학교'에서 개정판으로 나온 책이다.
초판에서는 '피터의 기묘한 몽상'이었는데, <피터의 기묘한 오후>라고 바뀐 제목이 좀 더 맘에 든다.
아침보다 나른한 분위기의 오후는 왠지 '몽상'과도 잘 어울리기 때문이다.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소설가인 '이언 매큐언'과 마찬가지로 사랑받는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의 조합이라니,
거장들의 만남이 이 한 권의 책에 담겨 있다는 게 괜시리 낯설기도 했다.
이 책은 '피터'라는 소년의 '몽상'을 그려낸다.
어린 시절 나도 '몽상'을 즐기던 아이였어서 그런지 피터의 몽상에 거리를 두지 않고 흠뻑 빠질 수 있었다.
그러지 못하는 독자들의 경우에는 '어디까지 가나 보자'라는 마음으로라도 보지 않을까 (ㅎㅎ)
피터의 네 번째 몽상인 <싸움짱의 몰락>에서는 힘 있는 아이로 불리는 '배리 태머레인'에 대한 이야기였다.
학교와 집에서의 모습이 전혀 다른 '배리 태머레인'에 대해 피터는
'배리 태머레인'이 학교와 집 사이의 길 어디쯤에선가 괴물이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이야기를 그린 앤서니 브라운의 삽화가 참 흥미로웠다.
괴물과 소년의 경계에서 달라지는 지점들(철조망, 사과),
마치 괴물과 손을 잡고 있는 듯한 소년의 모습,
보도블럭의 경계를 넘는 소년의 발걸음까지, 피터의 몽상을 잘 담아낸 그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피터는 돌아서서 바다를 보았다. 넓은 수평선이 반짝반짝 빛났다.
광활한 미지의 세계가 피터의 눈앞에 펼쳐져 있었다.
파도가 끝없이 바닷가로 밀려와 구르며 맑게 울렸다.
마치 피터의 인생에 찾아올 모든 생각과 환상 같았다."(181쪽)
드넓은 바다를 보고 있는 피터의 머릿 속을 헤아려보다 문득 나의 마음을 들여다보게 된다.
현실에 발을 딛지 않은 꿈을 꾸어본 적이 언제였을까.
요즘의 아이들의 모습도 떠올려본다.
시시각각의 정보와 향락을 손에 들고 다니는 아이들에게 이 책 속 피터의 몽상을 선물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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