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층 너머로 꿈꾸는돌 44
은이결 지음 / 돌베개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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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베개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글을 읽는 내내 나의 학창시절이 오버랩 되었다.

친구와 학교 지붕 위에 걸터 앉아 잘 잡히지도 않는 미래의 모습을 주절거리던 모습 말이다.

주변 어른들은 내가 늘 현실에 머무르길, 현실에 두 발을 딛고 미래를 바라보길 바랐지만 굳이 그러지 않았었다.


"거북은 따개비 한두 개가 붙었을 때는 알아채지 못했을 것이다.

점점 등이 무거워져서 그것들의 존재가 명확해졌을 때에도

평소처럼 사는 게 최선이라고 여겼으리라."(97쪽)


이야기 속 아진이는 두 번의 상실을 겪는다.

그 상실을 겪는 동안 아진이의 주변 어른들은 그 상실에 대해 '속사정이 있다'고 치부해버리곤 한다.

그래서 아진이는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2.5층에서 그 상실을 곱씹고 또 곱씹는다.

어쩌면 어른들이 아진이에게 상실에 대해 설명하지 않았던 것은

아진이가 슬픔에 머무르지 않고 현실에 발 붙여 삶을 이어나가길 바라는 마음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아진이에게는 상실이 충분히 설명될 필요가 있었고, 그 상실을 온몸으로 겪어낼 필요가 있었다.


"내가 어둠에 묻히지 않은 것은 사방에서 실뿌리처럼 가느다랗게 뻗어 오는

무수한 빛줄기 덕분이었다.

그들은 기꺼이 내 등에 붙은 따개비를 떼어 줄 준비가 되어 있었다."(199쪽)


아진이가 현실에 발을 붙일 수 있도록 해주는 건 결국 '사람'이었다.

사람을 잃은 슬픔은 아진이에게 손을 거둬들이지 않는 사람들로 인해 치유되었다.

그렇게 아진이는 2.5층 너머로 한 발짝 내딛는다.

세상을 향한 그녀의 발걸음이 위태로우면서도 눈부시다.


'상실'과 '애도', 그 감정을 겪어보았거나

그 감정 안에 갇혀 있는 이들에게 이 책이 '빛줄기'가 되어줄 수 있을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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