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 없어져 버렸으면 반올림 64
미카엘 올리비에 지음, 윤예니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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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아이들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오묘하다. 다 읽고나서 글을 쓰기까지 한참을 망설이게 만든 책이었다.

무분별한 소비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듯한 사회적인 메시지를 '위고'라는 캐릭터를 통해 드러내는 것 같긴 한데

'위고'가 아프리카에 위치한 프랑스령인 '마요트'에 가족과 함께 살게 되며 겪는 전반부의 이야기가 워낙 강렬하여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후반부 이야기를 내 마음 깊은 곳에서 자꾸 튕겨내듯 읽었다.


"나는 슬프지도 즐겁지도 않고, 분노하거나 체념하지도 않은 채, 두 세계 사이에 둥둥 떠 있었다."(92쪽)


아직 미숙했기에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도망치듯 마요트를 빠져나온 것까지는 이해가 되었는데

그에 대한 더이상의 대처 없이 후반부에서 대의를 위해 나서는 '위고'의 모습이 위선적으로 느껴졌다다.

전반부에서 '위고'가 마요트에서의 삶을 성찰하는 장면이 좀 더 필요하지 않았을까.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작가가 생각하는 '위고'의 '고통'이 나와는 다른 시각이었던 것 같다.

나는 '위고'가 '자이나바'와 사랑에 빠지며 겪게 된 일을 '고통'이라고 생각했는데,

작가는 '위고'가 미성숙함을 해결하지 못하고 '마요트'에서 회피하듯 빠져나온 그 자체를 고통이라고 여긴 듯 하다.

이는 문화적인 차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작가와 나 사이에 어긋나버린 그 관점으로

나는 마지막까지 '위고'에 공감하지 못하고 삐딱한 시선으로 '위고'를 바라보았다.

공감할 수 없는 그의 이야기를 끝까지 결말을 궁금해하며 읽었기에

이 작가의 <뚱보, 내 인생>을 반드시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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