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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바라기 마을 아이 ㅣ 책 읽는 샤미 57
김정민 지음, 토티 그림 / 이지북 / 2025년 11월
평점 :
이지북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볕이 잘 드는 따뜻한 오후의 느낌과 벽화 속 해바라기 그림이 담긴 표지가 이 책의 분위기를 잘 설명해주는 듯 하다.
그러나 사실 이야기 속 배경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따뜻한 분위기'이다 라고만 말하기엔 마음 한 구석이 씁쓸해진다.
'해바라기 마을'에서 역설적으로 해가 잘 들지 않는 반지하에서 살아가는 아이들이 나오기 때문이다.
'해바라기 마을'의 별리, 승훈이, 승민이, 나린이가 그려내는 따뜻한 장면들이
아이들이 처하거나 처했던 현실의 냉혹함과 대비되는 장면은
그들을 지켜보는 어른인 나로 하여금 문득 책임감을 불러왔다.
이야기에서도 아이들이 해바라기 마을의 반지하에서도 햇빛의 따뜻함을 느낄 수 있게 만드는 어른들이 존재한다.
이웃 사람들에게 인사를 열심히 하는 '안녕 아줌마'와 목소리 큰 '스피커 아줌마'가 바로 그 어른들이다.
두 어른의 모습을 보며, '이웃 사촌'이라는 단어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길 수 있었다.
이야기 속 반전처럼 숨겨둔 내용은 읽다보면 쉽게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어렵게 숨기지 않은 것 역시 작가의 의도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해바라기 마을 아이'들에게 어떠한 사연이 있었는지보다는,
아이들이 처한 차가운 현실과, 그 차가움을 비집고 들어오는 따뜻한 돌봄을 읽어내는 것이 더 의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