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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미운 친구가 사라졌다 ㅣ 꿈터 어린이 51
유순희 지음, 이수영 그림 / 꿈터 / 2025년 4월
평점 :
인디스쿨 서평단을 신청하여 책을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아이들의 학교 생활을 지켜보며, '관계'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는 요즘 친구 관계를 다룬 책일 것 같아 냉큼 신청하여 읽게 되었다. <우주 호텔>로 익숙한 작가의 이름이 반가워 신청한 것도 이 책을 읽게 된 또다른 이유이기도 하다.
"성구는 마음 깊은 곳에서 메아리처럼 퍼지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내 보았다. "사라져. 내 눈앞에서.""(p.22)
스케치북에 도도새의 모습을 한 준오를 그리고선 던진 이 한마디에 준오는 성구의 눈앞에서 감쪽같이 사라진다. 누구나 한번 쯤 상상할 법한 일이다. 물리적인 경계 또는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적인 경계를 무너뜨리고 함부로 넘어오는 상대에 대한 방어적인 심리, 그로 인한 미움, 상대를 미워하는 자신에게 드는 복잡한 감정까지, '관계'라는 것은 그래서 참 어렵다.
"미움도 한번의 좋은 기억으로 사라지는 것도 아닌 것 같다. 준오와 안 좋은 기억이 너무 많다. 그동안 쌓인 미움이 크고 단단했다."(p.83)
이 책이 특별했던 지점은 '관계'를 입체적으로 그리고자했던 것이다.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참 다변적이라 그 마음이 작용하는 관계 또한 평면적이지 않은 것이 당연한데 어른들이 그려내는 아이들의 우정은 가끔 '발단-전개-절정-결말'의 단순한 이야기 구조를 따라갈 때가 많다. 그러나 이 책에서 작가는 갈등을 통해 아이들의 우정을 보여주면서도
그 안에서 아이들의 복잡한 감정들을 놓치지 않고 그려낸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