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엄마
김지연 지음 / 그리고 다시, 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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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에 신청하여 읽게된 그림책이다. 엄마의 얼굴이 빨간색의 가는 선으로 표현되어 있는데 그 표정이 따뜻해서인지 표지의 첫 느낌이 참 편안했다.


엄마가 가족과 함께 도착한 곳은 파란 바다. 책에서 바다의 면적이 커지는만큼 휴식을 앞둔 엄마의 설레는 마음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이번 휴가에서 엄마가 기대한 것은 푸르른 바다이자 편안한 휴식. 붉음과 대비되는 푸름의 색이 그것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


모래사장에 타올을 하나 깔고 옆으로 누운 엄마의 표정이 정말 너무 편안하고 좋아보여서 '좋다, 좋아, 너무 좋아!'라고 말하는 엄마의 말이 쓰여있지 않더라도 그 마음을 짐작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엄마의 기쁜 마음이 그림 너머 고스란히 전해져 나까지 웃음이 번졌던 장면이었다.


그러나 엄마의 휴식은 오래가지 않았다. 파라솔 아래 있던 엄마의 살결의 색이 푸른 계열이었다면 휴식을 빼앗긴 이후부터 엄마의 살결은 붉은색으로 표현된다. 당황스럽고, 답답하고, 화도 나는 엄마의 마음을 색이 대변하는 듯 했다.


화를 식혀보는 엄마, 그리고 이를 표현하듯 붉은색과 푸른색이 섞이며 만들어지는 보랏빛 색. 색으로써 감정을 전달하는 그 방식이 흥미롭다.


"그늘이 필요해. 어둠이 아닌 나만의 그늘."


살면서 내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문장을 만나기란 참 흔하지 않은데, 이 문장을 읽자마자 마치 내 마음을 훤히 들켜버린 기분이었다. 육아를 시작한 뒤로 '혼자 있고 싶다'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되는데, 홀로 외로이 있고 싶다기보다는 오롯이 나만의 시간이 간절하기 때문이다.책 속의 엄마도 아마 같은 마음이었겠지.


뜨거워진 엄마에게 그늘을 만들어주겠다며 나선 아이들. 엄마가 기대했던 '그늘'은 파라솔과 함께 날아가버렸지만 엄마는 아이들이 만들어주는 '그늘' 아래에 있다. 온전한 '나만의' 그늘은 아니지만, 엄마의 표정을 보니 엄마의 마음을 누그러뜨리기에 충분하다.


아이들에게 이 책을 소개하며, '엄마에게 보여드리라'고 당부했다. 엄마라면 공감할 만한 구석이 더 많은 그림책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어딘가에서 '나만의 그늘'을 찾고 있을 엄마들에게, 그런 마음이 드는 것이 결코 혼자는 아니라는 것을 그림책과 함께 이야기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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