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에 투자하세요 - 제5회 틴 스토리킹 수상작
황이경 지음 / 비룡소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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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에 신청하여 증정받아 읽게된 책이다. 표지 디자인부터 제목까지 강렬하면서 인상적이어서 선택하였다. 게다가 청소년 심사위원이 직접 뽑은 틴 스토리킹 수상작이라고 하니 더욱 궁금하였다. 아이들의 구미(?)를 잡아당긴 지점은 어디에 있을까를 생각하며 책을 펼쳤다.


졸업시험을 합격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매년 한 번 '미래 예측 테스트'가 진행된다. 이 테스트를 통해 학생들의 두뇌를 스캔하여 미래의 가능성을 미리 내다볼 수 있고, 테스트를 통과한 학생들은 자신의 가치를 증명하여 사람들로부터 투자를 받을 수 있다. 이때 '미래 예측 테스트'는 '특별 대상'으로 분류되는 능력자도 선별한다. 이야기에서 주요 등장인물로 나오는 소망이와 써니도 바로 이 특별 대상으로 분류되는 능력자였다. 작가가 새로 구축한 세계관이지만, 불확실한 대상을 두고 투자를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나 투자의 성공 여부가 전적으로 '금전으로 환산'될 수 있는 성취에 달려 있다는 설정은 지금의 현실과도 아주 동떨어진 이야기가 아니어서 더욱 몰입할 수 있었다.


"미래를 모른다는 건 정말 근사한 일이야. 모퉁이를 돌면 뭐가 나올지 전혀 알 수 없는 삶이란 건 정말 멋진 일이야."(p.144)


미래를 멸망시키는 '파멸자' 소망이와 그것을 예언하는 '써니'의 관계는 역설적으로 느껴지기도 하면서 흥미로웠다. 그리고 써니가 말하는 '미래'라는 것이 단순히 앞선 시간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시스템'을 말하는 것임이 드러났을 때는 독자로서 통쾌하기도 했다.


"미래를 안다는 것은 안정적인 권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었다. 그래서 학생들의 미래를 결정지어 버리고 예측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그것을 통제하려고 한 것이다."(p.157)


"실패한다고 모든 것을 잃는 것이 아닙니다. 실패로 배우는 게 훨씬 더 많죠. 인간은 부단히 노력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 그리고 부단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 존재입니다."(p.220)


소망이의 이 말을 찬찬히 읽으며 많은 아이들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그리고 그 아이들의 가능성을 나의 잣대로 멋대로 규정지어 판단해버린 나의 착오를 반성했다. 그들은 순간의 실패들을 돌다리 삼아 그들만의 멋진 길을 개척하고 있을 것이다.


오늘도 수많은 실패를 겪으며 수많은 것들을 경험하고 배워가는 모든 아이들이 자신의 실패에 좌절하기 보다 그 안에서 얻을 수 있는 배움의 가치를 발견하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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