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토토는 동화가 좋아 10
김화요 지음, 김수영 그림 / 토토북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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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베이터 비상벨을 누르면> 서평단을 신청하여 증정받아 읽게 되었다. 표지를 보면 엘리베이터 안으로 뛰어 들어가는 아이의 뒷모습과 엘리베이터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하얀 빛이 어우러지며 호기심을 자극한다.


인생 최악의 날 은하가 뛰어든 곳은 엘리베이터였다. 그러나 엘리베이터가 멈추게 되어 그 안에 갇히게 되었고, 리리의 도움으로 은하는 엘리베이터를 빠져나와 수많은 엘리베이터들이 있는 또다른 세계로 들어가게 된다.


"어느 날의 버튼이 네게 다가올 거야. 기억 엘리베이터는 그런 곳이거든. 네게 필요한 어느 순간의 기억을 별처럼 띄워 주는."(p.50) 


기억 엘리베이터를 타게 된 은하는 마음 속에 켜켜이 묻어두었던 기억들을 꺼내어 마주하게 된다. 엄마의 배 속에서 엄마, 아빠의 목소리를 듣던 기억을 마주하며 자신이 얼마나 사랑받았던 존재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하고, 학부모 공개 수업 때 오지 않았던 엄마의 이유를 알게 되며 엄마를 원망했던 자신의 마음을 보듬기도 했다.


"네가 있는 모든 순간에 전부 내가 있을 거라는 얘기야. 그러니까 말이지... 잊어도 괜찮아."(p.81)


은하가 지금보다 더 어렸을 때 들었던 이 말을 다시 듣게 되며 은하는 아빠의 상실에서 겪은 상처, 아빠에 대한 기억을 잊어가고 있는 현실에 대한 죄책감을 덜어낸다. 과거의 기억이 은하의 현실과 이어지며, 은하의 현실을 보듬는 이 순간이 참 아름답고도 감동적이었다.


"기억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그건 평소에는 잠자고 있다가도, 내가 원할 때 마치 엘리베이터 안의 버튼처럼, 혹은 밤하늘의 별처럼 내 안에서 반짝거릴 테니까."(p.91)


기억들 중 몇몇은 추억이 되어 마음 속에 보관이 되지만 대다수의 기억은 흩어지듯 사라진다. 그러나 은하의 말처럼, 흩어져버려 사라진 것처럼 보이는 기억들도 그 기억을 필요로 하는 어느 순간이 되면 나에게 반짝거리는 때도 분명 있다.


힘들고 괴로운 시간을 보낼 때, 내 안에서 반짝거리는 기억의 끄트머리를 잡아보길, 절망의 끝에 희망이 있다는 것이 허황된 것은 아님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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