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x4의 세계 - 제29회 창비 ‘좋은 어린이책’ 원고 공모 대상 수상작(고학년) 창비아동문고 341
조우리 지음, 노인경 그림 / 창비 / 202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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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제본 서평단에 선정되어 창비로부터 책을 제공받아 읽게 되었다.


책을 읽기 전 '4x4의 세계'라는 제목의 의미가 참 궁금했다. 책을 읽어보니 병원 침대에 누웠을 때 천장에 붙어 있는 정사각형 모양의 패널들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16개의 패널들을 가지고 그림을 그려보기도 하고 빙고판을 그리기도 했던 가로의 세계는 도서관 책에서 우연히 발견하게 된 강아지 그림으로부터 세로의 세계와 만나게 된다.


아침에 눈을 뜨자 다시 새하얀 병실이었다. 꿈에서 본 초록이 전부 사라졌다. 당연하지만 두 다리도 통나무처럼 감각 없이 딱딱했다. 엄마를 안고 한참 울었다. (p.75)

병원을 배경으로, 병원 안에서 각자 고군분투하고 있는 두 아이의 모습이 그려지지만, 그들을 동정하게 된다기 보다 그들의 내일을 응원하면서 읽게 된다. 아이들이 아이들 나름대로 현재 겪고 있는 시간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자 노력하기 때문이다.


걷지 못하는 것이 완전한 절망만은 아니다. 걷지 못하더라도 다른 종류의 희망들이 남아 있을지 모른다. (p.87)

가로는 현재 자신의 모습을 자신의 삶으로서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를 받아들이고 내 삶을 긍정하는 가로의 모습을 보며 어른인 내가 나의 삶에 갖게 되는 많은 욕심들을 돌아보게 되었다.


하지만 그래서 좋았다. 우리 둘 다 완벽하지 않아서. 부족한 나와 부족한 세로가 이 세상에 둘이나 있어서. 그런 우리가 같이 있어서. (p.99)

4x4의 세계는 결국 가로 혼자 만들어낸 세계가 아닌 세로와 함께 만들어낸 세계이다. 그 세계를 만들며 가로는 자신의 삶을 긍정하는 법을 배웠고 세로 역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우리 삶의 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는 서로 관계를 맺으며 서로에게 배우고, 가르치며 성장해간다. 그렇게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성숙한 인격체가 되어간다.


두 아이가 서로에게 곁을 내어주기도 하고, 서로에게 기꺼이 기대기도 하며 성장하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그렇게 함께 만들어간 그들의 세계가 각자에게 큰 희망이 되었다는 것이 내심 안심이 되기도 했다. 책 속 인물이지만, 그들의 행복을 무한히 빌게 된 독자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가로와 세로 두 친구의 오늘이 한층 더 기쁘길 응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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