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사람 Dear 그림책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 지음, 이지원 옮김 / 사계절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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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디스쿨 서평단을 통해 읽게 되었다. 2008년에 1쇄가 나왔고, 올해 2월 27일에 새롭게 개정판이 나온 그림책이다. <문제가 생겼어요>, <금이 생겼어요>를 그린 이보나 흐미엘레프스카의 작품이다.


부부 간에도, 부모와 자식 간에도, 형제 간에도, 사랑하는 연인 간에도, 친구 간에도 우리는 바다 위에 떠 있는 두 섬과 같은 모습을 하고 살아간다. 물리적으로 같은 시간을 공유하며, 같은 추억을 쌓아나가는 것 같지만 같은 시간 속에서도 서로 자기만의 화산을, 폭포를, 계곡을 만들어간다. 이때문에 서로를 이해하는 방향이 달라지기도 한다.


작가는 두 사람을 모래시계에 비유하기도 한다. 서로 다른 곳을 바라보며 자기만의 세계를 만들어간다지만, 결국 '관계'라는 것은 일방적이지 않은 '상호적'인 모습을 띠게 마련이다. 내가 도움을 받았다면 언젠간 나도 상대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시간이 찾아온다.


따뜻하고 즐거운 노란색, 그리고 서늘하고 진지한 푸른색. 섞일 수 없어 보이는 두 색이지만 내가 가진 색깔과 상대가 가진 색깔을 서로 인정하고 존중할 때, 비로소 만들어지는 것이 있다. 두 색이 섞여 만들어내는 초록색은 '따뜻하고 진지하면서도 즐겁고 서늘한' 색이다. 상대와 색이 섞인다고 해서 나의 색이 없어지는 것이 아니다.


책을 읽으며 '관계'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보게 되었다. 서로 다른 세계인 '나'와 '너'가 만나 '우리'가 되는 그 과정에서 내가 느껴왔던 기쁨, 내가 경험했던 슬픔, 이러한 감정들이 스쳐 지나갔다. '관계'에서 오는 상처를 겪고 그것을 극복할 때마다 느꼈던 건, 상대의 세계를 인정하는 것이 정말 어렵지만 꼭 필요하다는 것이었다.


나의 세계의 반대에 있는 상대의 세계를 인정할 것, 그러나 그 '인정'이 나의 세계를 지움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명심할 것, 경험으로부터 배워온 것들이 이 그림책 안에 이미지와 글로써 담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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