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이고, 가장 마음에 많이 남았던 장면은 바로 이 부분이다.
아이들이 다같이 축구 연습을 하는데, 갑자기 먹구름이 오더니 비가 쏟아진다.
갑작스런 위험이나 불행은 엄마, 아빠가 막아줄 거라고 막연히 믿어 왔는데
갑자기 내린 비에 속수무책이 된 우진이는 두려움을 느낀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함께 비를 맞는 아이들을 보며 편안해한다.
사춘기에 접어든 아이들의 심리를 하나의 장면으로 잘 나타낸 부분인 것 같아 참 인상적이었다.
'축구공은 누가 찼을까?'라는 호기심에 책장을 넘겼지만
계속 읽다보면 그 호기심은 뒷전이 되고
아이들의 삶과 우정을 응원하게 된다.
여자 아이들의 관계 문제, 미묘한 심리를 다룬 글은 종종 봤지만
남자 아이들 사이에서의 관계 문제를 다룬 글은 잘 보지 못해
이 책이 더 재밌었던 것 같다.
아이들에게 읽어주면 '누가 찼어요?'라는 질문을 계속할 게 분명하지만
그와중에 아이들이 충분히 공감하며 읽어볼만한 소재인 거 같아
아이들에게 꼭 읽어줄 책으로 따로 기록해 두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