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 - 미국 인디언 멸망사
디 브라운 지음, 최준석 옮김 / 나무심는사람(이레)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영화에 나오는 아메리칸 인디언은 야만인이었다. 거의 벌거벗은 옷을 입고 도끼를 휘두르며 북을 치고 떼로 몰려와 약탈해 가는 무법자들이었다. 그래서 그들은 거의 멸종의 위기에서 보호구역에 살지 않으면 안 되는 운명으로 전락하게 되었구나! 아마도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디 부라운이 지은 <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최준석 옮김, 나무심는 사람)를 읽는다면 그 같은 생각은 완전히 잘못되었다는 것을 누구나 느낄 것이다. 아메리칸 인디언들은 예의바르고 약속을 잘 지키는 사람들이었다. 그들이 야만인이 아니라 문명인이라는 유럽의 이주자들이 오히려 야만적이었다.

미국의 이라크침략을 보면서 미국이라는 나라를 좀더 알고 싶어 그들이 미국이라는 국가를 세워가던 과정에서 그 땅의 주인인 인디언들을 어떻게 했는가 알고 싶어<나를 운디드니에 묻어주오>를 읽어보았다. 1971년에 첫 출판된 책으로 인디언들이 멸망해가는 모습을 세밀히 묘사하고 있다.

인디언들은 백인들이 처음 오자 옥수수를 나누어주고 물고기 잡는 법을 가르쳐주어 첫 겨울을 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그러나 얼마되지 않아 백인의 숫자가 늘어나자 백인들은 인디언들의 땅을 차지하기 시작했다. 백인들은 인디언들과 수많은 조약을 맺고 약속을 했지만 그들은 처음부터 지킬 마음이 없었다. 왜냐하면 그들은 우수한 무기가 있었고 그들이 보기에는 인디언들은 사람이 아니었으니까.

인디언들의 보금자리를 빼앗고 황무지로 쫓아내고는 이에 반항하는 인디언들을 마치 짐승을 사냥하듯 토벌했다. 아무런 양심의 거리킴도 없이 그들은 그렇게 했다. 지금의 이라크전쟁을 보는 것과 같다. 여자와 아이들을 조준해 사살하고 불을 지르고. 사람을 죽이고 머리 가죽을 벗기는 야만스런 행위도 유럽인들이 하고 그렇게 하면 보상금을 주었기 때문에 널리 퍼지게 됐다. 인디언들은 그들이 당한 것처럼 나중에 백인들의 머리 가죽을 벗겨 앙갚음을 한 것이다.

그러므로 미국인들이 자랑스럽게 여기는 서부개척도 알고 보면 안디언 멸망사이고 부끄러운 미국 백인들의 야만사인 것이다. 이 책을 통해서 겉으로 알려져 있는 미국 백인중심의 역사가 아니라 이제는 몰락한 원래의 주인 인디언의 역사, 진정한 미국의 역사를 이해할 수 있다.

미국을 지배하는 미국인들의 문화 속에는 그들만의 오만과 야만성이 내재되어 있지 않은가 두려움이 느껴진다. 구소련이 무너진 후 그들은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전세계를 향해 날뛰고 있지 않은가. 미국을 거역하는 다른 나라는 또 다른 인디언으로 보고 있지 않은가. 그 미국을 우리는 알기 위해서 이러한 책을 읽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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