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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의 위대한 스캔들 - 세상을 뒤흔든 발칙한 그림들 50, 마사초에서 딕스까지
제라르 드니조 지음, 유예진 옮김 / 미술문화 / 2022년 8월
평점 :
< 미술의 위대한 스캔들 >
: 세상을 뒤흔든 발칙한 그림들 50_마사초에서 딕스까지
○ 저자 : 제라르 드니조
○ 옮긴이 : 유예진
○ 출판사 : 미술문화
"새로운 생각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스캔들을 일으킨다."
- 오노레드 발자크
》서양 미술의 운명을 바꾼 위대한 미술 스캔들을 살펴보다.
■ 표지부터 귀스타브 쿠르베의 <잠>으로 발칙하게 시작하는 이 책은 회화적, 정치적, 윤리적 대담성과 새로움으로 당대 화단과 대중의 뭇매를 맞은 화가들의 문제작이자 스캔들을 야기한 그림 50점을 통해 회화에 혁명을 일으키고 새로운 자유를 갈구한 화가들의 여정을 세세하게 보여준다.
♧"보여주는 것, 이것은 화가에게 가장 본질적인 문제다. 처음에 우리를 놀라게 했던 것, 혹은 충격을 주었던 것도 반복되면 우리는 어느새 그것에 익숙해진다. 우리는 그것을 점차적으로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시간 또한 그림에 연마기처럼 작용하여 그것을 무디게 만들고 처음의 거칢을 없앤다. 보여주는 것, 이것은 투쟁을 위해 친구들과 동지를 얻는 것이다.”
- 에두아르 마네가 자신의 전시 도록의 서문에서,1867년 5월
♧규칙을 파괴하라!
르누아르는 그림 속 모델을 그리면서 여인의 나체라는 가장 오래된 장르에 대한 전통적인 규칙을 위반하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그는 이 장르에 대한 애착이 남달랐고 이를 숨기지 않았다. “가장 단순한 소재가 영원한 법이다. 벌거벗은 여인은 당당히 모습을 드러내고, 비너스나 니니라고 불리며, 이보다 더 훌륭한 소재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다.”
♧비참함을 잊기 위해
툴루즈 로트레크의 작품들이 화려한 이면에 가린 인간의 비참함에 대한 진정한 증언이라는 평가를 받기까지는 그로부터 수십 년이 지나야 했다. 그의 이름은 물랭루주와 무희들, 매춘업소와 매춘부들, 몽마르트르 언덕과 탕아들을 떠올리고 이와 같은 사실 자체만으로 당대 평론가들은 고정관념을 가지고 그의 작품을 바라보았다.
♧남성성에 대한 모욕
쿠르베의 그림이 띤 전복적인 성격을 헤아리기 위해서는 19세기 여성 동성애가 당시 사회에서 어떻게 취급되었는지를 이해해야만 한다. 여성 동성애는 단순히 일탈 행위를 넘어 의학적 치료를 필요로 하는 질병으로 간주되었다. 그 결과는 의외의 형태를 양산하였는데, 레즈비언의 등장은 여성 해방운동을 상징하는 첫 번째 매개체가되었다. 이와 같은 해석은 이상적인 사회주의를 꿈꾸었던 사를 푸리에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에 의하면 여성 동성애는 부권 중심의 이성애로부터 해방되고자 하는 투쟁의 한 수단이 될수있다. 쿠르베는 푸리에의 생각에 공감했다. 쿠르베의 < 잠 >을 시대를 앞선 페미니즘 선언으로 읽는 것이 무리일 수 있으나 제2제정 하의 남성 절대주의는 남성들로 하여금 자신들을 배제한 채 최
상의 쾌락을 느낀 두 여성 앞에서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던 것이다.
-표지그림, 귀스타브 쿠르베 < 잠 > 여성의 절대 권력 중에서
(...) 출판사 이벤트에서 내가 뽑았던 표지였던지라 더욱 반갑기도 했고 개인적으로는 살바도르 달리의 도록이 생각나서 굉장히 기대가 컸다.
'사람들은 너무 오랫동안 예술을 상전 모시듯 예의 바르게 다루어 왔다'라며 '예술의 품위를 떨어뜨려야 한다' 라고 주장했던 귀스타브 쿠르베의 <세상의 기원>을 보노라면 이 책에서 보여주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꽤나 적나라하게 알게 된다.
어원까지 갈 것 없이 그리스어만 살펴보아도 'skandalon'은
'함정' 혹은 '장애물'을 의미한다.
즉, 고대에서부터 스캔들은 정치, 사회, 예술 등 어떤 분야에서도 피해야 할 함정이나 넘어야 할 장애물인 것으로 거부감 내포하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미술 스캔들의 방식은 끝이 없는데
에로티시즘, 죽음, 나체, 종교, 권력, 폭력성 등으로 표출되었는데 모든 예술 작품을 예술가 개인적 자화상이라는 낭만주의 정신에 입각한 논리로 제작한 화가의 도덕성이 의심되고 비난받고는 했다.
그러나 20세기 이후의 스캔들의 개념은 일부러 의도성을 띠고 개성적인 상상력을 보여 주고자 연출하고 노력하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이 책에서는 스캔들의 어원부터 시작해 미술 스캔들의 방식, 역사적 배경의 역할과 창의적 행위로서의 스캔들의 변화, 조롱의 한계를 가진 미술 역사를 뛰어넘어 사회현상으로 바라보게 되는 작품들을 보여주고 기준의 정의와 도덕적으로 위배의 대상이 되는 모든 것에 수많은 답을 제시한 작품을 샅샅이 소개한다.
여러 이유들로 평단과 대중의 비난을 받게 되는 작품들을 한 작품 당 네 페이지를 할애해서 앞의 두 페이지는 작품 전체를 설명하고, 뒤의 두 페이지는 우리가 미처 파악하지 못했던, 그림이 탄생한 역사적, 관계적 맥락에 대한 지식을 파악할 수 있는 세부 사항들을 지적한다.
자신의 신념이나 종교 가치관에 따라 보여주는 그림들과 설명에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겠지만, 첫 장부터 강렬하게 시선을 사로잡아 한 장 한 장 심혈을 기울이며 보고, 읽게 되리라 확신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개인적인 의견을 담아 적은 서평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