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
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아무도 날 숨쉬게 할 수 없어. 

🔖처음으로 그는 그녀의 눈이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긴,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눈이었다. 아니, 어쩌면 어린아이도 되기 이전의, 아무것도 눈동자에 담아본 적 없는 것 같은 시선이었다. 

🔖언니...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 

🔖다만 기적처럼 고통이 멈추는 순간은 웃고 난 다음이다. 

📖..인혜가 남편처럼,
인혜가 영혜처럼, 삶의 흐름과 시간을 놓아버리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의 웃음과 익살에 엄마로서의 마음이 굳은 땅이 되어 빨려 들어가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온전히 서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흉터가 남을지라도 살아있는 것은 회복한다.
시간이 되돌려주는 것도 분명히 있다.
상처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문밖으로 나설 수 있고,
문밖으로 나서야만 위로받으며 회복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스스로의 길을 만드는 과정은 봄이 오는 일처럼 영롱한 일이다."
- 반 고흐 -

모르는 척 은폐하는 것이 쉽고 편하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기에 사람은 지나치게 약하지 않나...
혹자는 인간에게 부여된 축복이 망각이라고 한다는데 영혜는 아무것도 잊지 못했다.

영혜와 인혜, 그녀들 인생에 꾸준히 찾아온 폭력과 그로 인한 상처는 그녀들의 삶을 멋대로 부수고 침범해 다시는 순수하게 행복했던 어느 날로 돌아갈 수가 없게 만들었다.
폭력이 만들어 낸 상처는 스스로 원상 회복하지 못하는 법이다.
자신조차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무의식, 잠재의식에 쌓아 둔 것이 어느 순간 수면 위로 드러나 일상이 무너지고 비틀린다.
... 영혜처럼.

피해자는 자신을 탓하기도 남을 원망하기도 한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하지만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못한다.
소용없는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가정을 반복하지만 그 가정법은 모두 무의미하다.
잘 알면서도 바보짓을 계속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인혜처럼.

영혜와 인혜의 회복의 다름은 문밖에 그녀를 기다리는 이의 유무일지도 모르겠다.

📖..읽을수록, 우울함과 불쾌감에 잠식되는 기분에 조금은 버겁고 힘든 이야기였다.

😑꼭 ...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막장 전개로 풀어내야 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2016년 맨부커상은 나랑은 안 맞는걸로

😵나에게 해설은 거의 해독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함께 읽기를 진행했던 이들도 해설을 이해하기 가장 어려웠다고.
 
📌해설 부분 중:
누군가는 그를 동물이라고 부를지 모른다. 그렇다. 우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하나의 종(種)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꾸만 잊는다.
(갤러리 71)

📖...나는 해설 중 갤러리71과는 작품 기저에 깔린 이야기의 중심 내용 해석 대부분과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동물이다.
(다만 나는 움직일 동'動'을 쓴다는 의미적으로만 동물이라 칭한다.)
태양과 땅과 물로만 살아가지 못하고
홀로 살아가지도 못하는 동물이지만,
야생의 그 어떤 종과는 다르게 이성이 있어 본능을 억제하고 조절하며,사회적으로 습득한 지식과 환경에 적응해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이지가 있는 인간.
그 인간이란 존재는 본능만이 삶의 우선인 종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기에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즐거움이나 잔인함으로 다른 종을 사냥하고,
의지로 학대하고 존중하기도 하며 사랑하기도 증오하기도 한다.

해설한 화자의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문장으로 합리화 시키며 남편이 가진 예술가라 포장하는 인격적 비틀림을
은근히 감싸는 것 같은 이후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불편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착하다는 게 대체 뭘까?... 어른들의 말과 뜻을 거스르지 않는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할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그러니 어린이에게 착하다고 하는 건 너무 위계적인 표현 아닌가. 

📖...'착하다'라고 하는 것의 문제점은 많은 아동육아교육서에서 다뤄, 인지하고 있었지만 '위계적'이라는 단어는 생각해보지 못했었다.

🔖어른인 내가 할 일은 ‘착한 어린이’가 마음 놓고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나는 어린이의 품위를 지켜 주는 품위 있는 어른이 되고 싶다. 어린이 앞에서만 그러면 연기가 들통나기 쉬우니까 평소에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감사를 자주 표현하고, 사려 깊은 말을 하고, 사회 예절을 지키는 사람. 세상이 혼란하고 떠들썩할 때일수록 더 많이, 결코 자연스럽지 않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마음만으로 되지 않으니 나도 보고 배우고 싶다.

🔖어린이를 만드는 건 어린이 자신이다. 그리고 ‘자신’ 안에는 즐거운 추억과 성취뿐 아니라 상처와 흉터도 들어간다. 장점뿐 아니라 단점도 어린이의 것이다.

🔖어떤 어린이는 여전히 TV로 세상을 배운다. 주로 외로운 어린이들이 그럴 것이다. 어린이도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면, 가장 외로운 어린이를 기준으로 만들어지면 좋겠다.

🔖어린이도 어른에게 호의를 베푼다.

🔖삶의 순간순간은 새싹이 나고 봉우리가 맺히고 꽃이 피고 시드는 식으로 진행되지 않는다. 지나고 보면 그런 단계를 가졌을지 몰라도, 살아 있는 한 모든 순간은 똑같은 가치를 가진다. 내 말은 다섯 살 어린이도 나와 같은 한 명의 인간이라는 것이다.

🔖한 명은 작아도 한 명  :
어린이가 어른의 반만 하다고 해서 어른의 반만큼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어린이가 아무리 작아도 한 명은 한 명이다.

🔖어린이도 미래가 아니라 현재를 기준으로 생각하는 것이 맞다. ... 세상에는 늘 어린이가 있다. 어린이 문제는 한때 지나가는 이슈가 아니다. 오히려 누구나 거쳐 가는 시기이기 때문에 모두가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야 하는 일이다. 

🔖어린이는 어른을 보고 배울 기회가 필요하다.

🔖어린이를 환영하지 않는 곳에 어린이가 찾아올까? 너무 쉬운 문제다.

🔖국가와 사회가 여성과 어린이에게 이토록 난폭하게 구는 것을 보면, 이 나라가 정말 인구 절벽을 걱정할 자격이 있나 싶은 생각이 든다. 

🔖사회가, 국가가 부당한 말을 할 때 우리는 반대말을 찾으면 안 된다. 옳은 말을 찾아야 한다. 우리가 사회에 할 수 있는 말, 해야 하는 말은 여성을 도구로 보지 말라는 것이고,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세상을 만들라는 것이다. 

🔖언제나 절망이 더 쉽다. ...희망은 늘 절망보다 가차 없다. 그래서 우리를 걷게 한다.

🔖어린이에게 하는 말을 나에게도 해 준다. 반대로 어린이에게 하지 않을 말은 스스로에게도 하지 않는다.

- 추천의 글 -
🔖이 책을 읽기 전까지는 어른이 무례하다는 것을 이만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 
그러나 더욱 몰랐던 것이 있다. 그것은 어린이라는 세계가 정중하고 사려 깊고 현명함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이다. 

어린이와 무관한 사람은 한 사람도 없다. ‘어린이라는 세계’는 당신이 잊고 있었던, 신중하고 용감했던 당신의 세계다.

📖... "어른은 어린이를 어떻게 대하고 있는가?"에 대한 물음이자, 길잡이가 될 책.
어린이를, 이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한 인간으로 대해야 한다는 것은 익히 알고 있던 것이지만,< 어린이라는 세계 >만큼 사랑스럽고 정중하게 또한 따끔하게, 어린이에 대한 존중과 태도를 이야기하는 책은 없었던 것 같다.

📖...육아의 최전방에 있으면서 아이들과 그 부모들에게 요구되는 것이 너무나 많고, 제약은 심하다는 것에 때론 당황하고 절망한다.하지만,그것이 변명이되지 않는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존중받는다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고 있으면서 아이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어른의 관용으로 어린이가 배울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을 언제나 기억해야겠다.

어른의 이기로 희생되는 아이들이 없기를 기원해 본다.
어른다운 어른 이여서 어린이들이 항상 어린이답게 지낼 수 있는 어린이라는 세계에 기여하길 다잡아본다.


#어린이라는세계 #어른의역할 #어린이라는세계_김소영
#모든_어른의_필독서로_지정됐으면 #에세이추천
#nowarinukraine #🇺🇦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선량한 차별주의자
김지혜 지음 / 창비 / 2019년 7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10월의 책 / < 선량한 차별주의자-김지혜 >
별점:☆☆☆☆☆
얼마 전 읽었던 '어린이라는 세계' 가
아이들을 마주치는 모든 어른들이 읽어야하는 책이라는
감상이였다면,
'선량한 차별주의자'는 지구라는 행성에 소속되어 같은 생명체와의 마주보는 삶을 살아가는 이성이 있는 존재라면
읽고 느끼고 받아들이고 뱉어내는 과정이 필요한 책이라고 생각한다.(과장 좀 보탰다..)
책을 처음 접했을 때의 많은 리뷰들이 '불편하다'라는
단상을 보여주어 접근이 쉽진않았는데
막상 읽어보니 받아들이는 것이 어렵지않았다.
읽으면서 만들어낸 수 많은 형광펜 자국과 줄긋기가
나의 이성과 감성에 모두 뿌리 내리기를 바라며
낯선 것을 품을 수 있는 열린 공동체로서의 '우리'에 속한 사람(개인)이 되고자 노력해보련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죽이고 싶은 아이 - 2021 아르코 문학나눔 선정
이꽃님 지음 / 우리학교 / 2021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죽이고 싶은 아이  / 이꽃님  /우리학교

....목격자의 진술을 보며 '아,역시?!!'라고 생각한 내가 있었다.
책을 읽어내려 갈수록 주연이가 서은이를 죽였을 것이라는 의심이
너무나 당연하게 들기 시작했다.
정황상의 증거뿐만 아니라 주연이 '미워할 만한 아이'여서 였을것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하고 너무나 현실적이여서 가슴이 아린 이야기였다.

요즘같은, 언론에 의해 정보가 폭발적으로 넘쳐나는 시대에는
특히나 무엇이 진실인지 판별할 수 없이 이리저리 휩쓸리기 십상이다.

작가의 말처럼
진실은 사실 그대로인 것인지,
아니면 사람들이 원하는 대로 만들어 지는 것인지

주연이의 아니라고 하면 믿어 줄 꺼예요?라던 물음이 계속 생각난다.

주연이에게 모진소리하고 그 자리에 우두커니 서 있었던
서은이는 어떤 마음이였을까 생각해보니 더욱 더 뒷맛이 씁쓸하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처음 처음 | 이전 이전 | 21 | 22 | 23 | 24 | 25 | 26 | 27 |다음 다음 | 마지막 마지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