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
한강 지음 / 창비 / 2007년 10월
평점 :
절판


🔖아무도 날 도울 수 없어.
.....아무도 날 살릴 수 없어.
.....아무도 날 숨쉬게 할 수 없어. 

🔖처음으로 그는 그녀의 눈이 어린아이 같다고 생각했다. 어린아이가 아니면 가질 수 없는, 모든 것이 담긴, 그러나 동시에 모든 것이 비워진 눈이었다. 아니, 어쩌면 어린아이도 되기 이전의, 아무것도 눈동자에 담아본 적 없는 것 같은 시선이었다. 

🔖언니...세상의 나무들은 모두 형제 같아. 

🔖다만 기적처럼 고통이 멈추는 순간은 웃고 난 다음이다. 

📖..인혜가 남편처럼,
인혜가 영혜처럼, 삶의 흐름과 시간을 놓아버리지 않았던 이유는 아이라는 버팀목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 아이의 웃음과 익살에 엄마로서의 마음이 굳은 땅이 되어 빨려 들어가지 않고 흔들리더라도 온전히 서 있을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한다.

📖..흉터가 남을지라도 살아있는 것은 회복한다.
시간이 되돌려주는 것도 분명히 있다.
상처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사람만이 문밖으로 나설 수 있고,
문밖으로 나서야만 위로받으며 회복되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사람이 태어나 스스로의 길을 만드는 과정은 봄이 오는 일처럼 영롱한 일이다."
- 반 고흐 -

모르는 척 은폐하는 것이 쉽고 편하다.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느끼기에 사람은 지나치게 약하지 않나...
혹자는 인간에게 부여된 축복이 망각이라고 한다는데 영혜는 아무것도 잊지 못했다.

영혜와 인혜, 그녀들 인생에 꾸준히 찾아온 폭력과 그로 인한 상처는 그녀들의 삶을 멋대로 부수고 침범해 다시는 순수하게 행복했던 어느 날로 돌아갈 수가 없게 만들었다.
폭력이 만들어 낸 상처는 스스로 원상 회복하지 못하는 법이다.
자신조차 명확히 인식하지 못하고 무의식, 잠재의식에 쌓아 둔 것이 어느 순간 수면 위로 드러나 일상이 무너지고 비틀린다.
... 영혜처럼.

피해자는 자신을 탓하기도 남을 원망하기도 한다.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하지 못하지만
자기 자신도 용서하지 못한다.
소용없는 줄 알면서도 끊임없이 가정을 반복하지만 그 가정법은 모두 무의미하다.
잘 알면서도 바보짓을 계속하는 것은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자기 자신을-.
...인혜처럼.

영혜와 인혜의 회복의 다름은 문밖에 그녀를 기다리는 이의 유무일지도 모르겠다.

📖..읽을수록, 우울함과 불쾌감에 잠식되는 기분에 조금은 버겁고 힘든 이야기였다.

😑꼭 ...이 이야기가 이렇게까지 막장 전개로 풀어내야 하는 것이었을까?
하는 의문이 계속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2016년 맨부커상은 나랑은 안 맞는걸로

😵나에게 해설은 거의 해독해야 하는 수준이었다. 함께 읽기를 진행했던 이들도 해설을 이해하기 가장 어려웠다고.
 
📌해설 부분 중:
누군가는 그를 동물이라고 부를지 모른다. 그렇다. 우리는 동물이다. 우리는 스스로가 호모 사피엔스라고 불리는 하나의 종(種)에 불과하다는 것을 자꾸만 잊는다.
(갤러리 71)

📖...나는 해설 중 갤러리71과는 작품 기저에 깔린 이야기의 중심 내용 해석 대부분과 생각이 다르다.

우리는 동물이다.
(다만 나는 움직일 동'動'을 쓴다는 의미적으로만 동물이라 칭한다.)
태양과 땅과 물로만 살아가지 못하고
홀로 살아가지도 못하는 동물이지만,
야생의 그 어떤 종과는 다르게 이성이 있어 본능을 억제하고 조절하며,사회적으로 습득한 지식과 환경에 적응해 옳고 그름을 구분할 수 있는 이지가 있는 인간.
그 인간이란 존재는 본능만이 삶의 우선인 종과는 전혀 다르다.
그렇기에 생존을 위해서가 아닌 즐거움이나 잔인함으로 다른 종을 사냥하고,
의지로 학대하고 존중하기도 하며 사랑하기도 증오하기도 한다.

해설한 화자의 '인간은 동물이다'라는 문장으로 합리화 시키며 남편이 가진 예술가라 포장하는 인격적 비틀림을
은근히 감싸는 것 같은 이후의 이야기들이 굉장히 불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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