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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센디어리스
권오경 지음, 김지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23년 1월
평점 :
길을 걷다가, 젊은 여자가 다가왔다.
"심리검사를 무료로 해드리는데 한번 해보실래요?"
그땐 천지도 모르고, 단순히 내 심리상태가 궁금해서 흔쾌히 응했다.
그렇게 시작된 심리검사.
몇개의 문항을 풀고, 본격적으로 심리상담을 하기 시작했다.
아니, 심리상담을 가장한 나의 신상정보와 경제상황을 파악하기 위한 상담이였다.
그 다음은 성경책을 들고 본격적인 본론으로 들어갔다.
다행이 상황파악(?)을 빨리 해서 그 곳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대*진리교.. :(
웃픈 에피소드가 있는 나에게 이 소설은 가히 충격적이다.
귀신보다 더 무섭고, 소름끼치게 느껴지는건 왜 일까.
인간이 무언가에 몰입하고, 깊이 빠지는 순간 어떤일들이 일어나는지.
몰입의 대상이 종교가 된다면?
한 사람의 인생이, 어느 경계선에 서 있는 지인이나 가족을 가까이서 보게 된다면, 나라면 어떻게 할것인가?
생각의 생각은 꼬리를 물고,
어둡고 암흑 속에서 발버둥치는 한 사람의 인생을 어떻게 구제해 줄것인지,
어느새 나도 모르게 주인공 피비와 피비의 남친 윌, 교주 존 윌
세 사람 사이에서 외줄을 타듯 아슬아슬하게 몰입하고 있었다.
신앙이란게 이렇게까지 무서운 것이라는 것을.
<사랑과 집착, 상실과 믿음사이, 열정과 광신 사이>
거짓말 같은, 믿고 싶지않은, 위험한 이야기.
신앙에 빠지게 되면 한 사람의 인생이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사람과 사람간의 관계가 한 순간에 어그러져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가버리고,
결말이 주는 후 폭풍과 허탈함이 독자의 영혼을 탈탈 털어버리는듯 했다.
깊고, 어둡고, 무섭고, 강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