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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 바람벽이 있어 - 백석 이야기 ㅣ 역사인물도서관 5
강영준 지음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2월
평점 :
-동명의 시를 제목으로 삼은 <흰 바람벽이 있어>는 백석 시인의 일대기를 다룬 책이다.(참고로 이 시는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에 큰 영향을 준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책의 아무 정보 없이 읽는다면 "어머 이거 소설아니야?"내지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소설인가?"라는 착각이 든다. 백석의 삶이 이렇게 드라마틱하고 멋졌나? 보통 예술하는 사람들은 비범하기 이를대 없다더니...그런거 치고는 무척 무난한것 같으면서, 책의 전체를 보면 "아, 역시 예술가야"라는 감탄이 나온다.
-역사인물책임에도 이 책은 여느 위인전이나 일대기를 다룬 책과 다른 궤를 그리고 있다. 우선 첫 시작이 "몇년도 어디에서 태어났다"가 아니라 20대 초반, 사회초년생으로 조선일보 교정부에 입사한 날 신현중과 만남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백석의 일상, <사슴> 출판, 그리고 '박경련'과의 사랑이야기(정확하게 말하면 '짝사랑'), 어느 신파에나 있을 법한 가장 친한 친구의 배신과 '내 친구와 그녀의 결혼', 이후 그녀를 잊지 못한듯 애끓는 마음을 작품에 털어내고, 드라마,뮤지컬 등에서 다룬 기생 자야와 백석의 이야기. 하지만 책은 <백석의 일대기>를 다루기에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를 쓰는 시인으로 삶"을 중심에 잡고 있다.
/p.180
석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태생적으로 권위를 거부하고, 집단의 압력이나 질서를 싫어하는 자신의 성향상 아무리 옳은 명분이 있더라도 상명하복을 따르기는 어려웠다. 어디에도 속하기 어려운 사람. 세상 같은 건 버리고 홀로 살아가야 할 사람, 그게 백석이었다. (...)
-백석이라는 사람에 대한 일대기를 주욱 보고나니 그는 참 문인이었고, 사랑에 목을 멜 줄 알고 감정에 솔직한 로맨티스트였으며, 시대를 걱정하는 건강한 젊은이었다는걸 알게 되었다. 이런 멋진 예술가의 작품을 지금도 볼 수 있는건 참 행운이자 기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