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인데도 어린아이처럼 말하는 당신
권영구 지음 / 파지트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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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5
남에게 감사 인사를 하든 따끔한 소리를 퍼붓든, 언제나 타이밍이 생명이다. (...)
상대의 감정 변화는 누구나 바로바로 느낀다. 친절한 배려에 가슴이 따뜻해지거나 눈앞의 잘못에 정의감이 용솟음친다. 엄밀히 말하지면 좋은 타이밍을 놓쳤다기보다, 매 순간 눈앞의 상황을 회피하고 한발 물러섰다는 표현이 더 정확하다.

0년 전쯤 일한 회사의 직장 상사는 숨 쉬는 소리만 들어도 직원들이 흠칫하는 사람이었다. 나긋한 표준어를 쓰지만 하는 말마다 인신공격에 고성까지 참 ”대단한“사람이었다. 어설픈 지식으로 남을 쥐잡듯 잡기도 했고, 본인보다 좀 더 낫다 싶음 말을 삼켰다. 우리들은 그의 말도 안 되는 호통에 점점 덤덤해져갔다. 모두다 괜찮아진게 아니다. 속은 다들 썩어들어가고, 자존감을 다들 바닥으로 내려가면서 그냥 둔해진 거였다.

/p.66
”둔해져야 견딜 수 있다며 억지로 무시하고 외면한 시간들이 화근이었다. 이제는 나에게 퍼붓는 폭언은 물론이고, 내 주위 사람드링 당하는 폭행에 대해서도 신경을 안 쓴다. 오히려 조언까지 하는 경지에 이른다. (...)

면역은 큰 적을 무찌르기 위해, 내부의 힘을 키워 미리 대비하자는 현명한 대비책이다. 면역기능과 자포자기하는 수동적 굴복은 전혀 다르다. 무조건 참고 견디는 행동은 면역이 아니다.
매일 같이 맞고 사는 사람은 맷집이 좋아지기는 커녕, 정신적으로 점점 황폐해지며 말라 죽어간다.

이 책을 그때 알았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적어도 아닌 것은 아니라는 최소한의 신호를 보냈어야 했다. 대놓고 말하지 못하더라도 덤덤하고 무심한 침묵으로 “분위기”를 만드는 방법도 있었는데!
지금 이 글을 읽는 당신, 혹시 지금 “부당한 면역“에 감정이 무뎌지고 썩어들어가고 있는가!
그렇다면 바로 이 책을 읽어보자.

말은 “듣는사람을 위해 하는 것”동시에 ”내 의사를 전하는 것“ 두 가지를 해야하니 어렵다. 그러니 적절한 기술이 필요하다. “한국사람이니 한국어를 하면 되는거 아닌가?” 싶지만, 이왕이면 좀 더 세련되고 똑부러진 “말 잘하는 사람”으로 거듭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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