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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60, 생판 남들과 산다 - 제13회 브런치북 종합 부문 대상작
조선희 지음 / 샘터사 / 2026년 7월
평점 :
이제껏 본 셰어하우스는 연령층이 20/40대 위주였다. 그보다 더 연령이 높으면 '실버타운', '경로당'이라고 하지 "셰어하우스"나 "공동주거"라고 표현하지는 않더라. 젊은이들이 생생한 젊음을 타인과 함께 나누며 새로운 문화를 주도하는건 찬성이지만, 타인과 함께 공간과 일상을 나누는거에 나이제한이 따로 있을 필요가 있나? 부모님, 자녀, 친족관계 아닌 다양한 나이대의 타인들이 모여 사는 모습이 궁금했다.
미로헌에 거주하는 미로허니들은 모르는 사람이 보면 한 가족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을것같다. 맏언니 써니는 큰이모, 마루&비누 부부는 형제 또는 자매, 수와 루나는 사촌지간(맏언니와 부부의 자녀)
책이 시작되기 앞서 이들에 대한 자세한 소개가 나와있는데, 한 페이지씩 할애하며 이들을 설명한다. 여기엔 나이가 나오지 않는다. 외모가 어떤지, 출신지역이 어디인지, 가족관계에 대한것도 없다. 여느 에세이와 다른건 또 하나 있다. '사진'이 없다. 인물들은 물론 미로헌도 정겨운 손그림과 자세한 설명이 전부다. 처음엔 답답했다. 그림도 자세하고 꼼꼼하지 않은 일러스트그림에다 아무리 상세히 알려준들 '다락으로 오르는 계단 아래는 맞춤 수납장을 짜 넣어'에서 맞춤 수납장의 색깔, 칸막이 수, 재질 등을 읽는이에 따라 다르게 상상한다면 이 공간에 대한 충분한 안내가 되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미로헌 식구들을 소개할때 <어떤 사람>인걸 연령, 성별, 생김새, 직업으로 먼저 파악하려고 한게 부끄러웠다. 이 책에 실제 사진 없이 정겨운 삽화들이 있는게 당연하다 싶었다. 이 책을 쓴 이와 편집자가 미로헌 사람들을 대하는 태도가 어떤지, 얼마나 많은 배려를 하고 지냈는지 구구절절 설명하지 않아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제목에 '나이 60'은 사족인것같다. 60세라는 나이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책의 분류는 에세이지만 솔직히 나는 그 어떤 판타지보다 더 신비롭고 '비현실적'이었다. 나이, 직업, 성별, 가치관, 라이프 스타일이 다 다른 사람들 다섯명이 이렇게 "잘"사는건 소설로 나와도 "에이 말도 안된다"고 혀를 찰 일인데! 같이 살면서 생기는 갈등이 나올거고, 그걸 해결하면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고... 조마조마하며 책장을 넘겼지만 '절정'으로 치닫기도 전에 주인공들이 알아서 다 해결을 하고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이 즐거운 판타지를 어떻게 안 좋아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