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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 ㅣ 북멘토 그림책 17
카트린 호퍼 베버 지음, 타탸나 마이-비스 그림, 마정현 옮김 / 북멘토(도서출판) / 2024년 1월
평점 :
🍎<안나는 사과 할머니를 좋아해요>는 여러모로 참 의미있는 책입니다. 우선 따스한 색감과 정감있는 그림이 눈길을 사로잡고, 할머니와 손녀의 뜻깊은 교감, 또 ‘치매’라는 소재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그리고 부담스럽고 무겁지 않게 담아냈습니다.
▪️그래서 이 책을 읽고 있으면 할머니 생각도 나지만, 할머니가 아니더라도 나의 가까운 이웃 중 아픈 분들, 소중한 이를 떠나보낸 이들을 떠올리게 합니다. 소중한 이와의 시간을 의미있게 여기는 방법을 알려주고, 떠나간 이들과의 추억을 아름답게 남겨주는 이 예쁜 책,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추억을 가지고 있는 것의 가장 안 좋은 점은 그것이 주는 아픔이 아니라, 그것에서 오는 외로움에 있다. 추억은 나눌 수 있어야 한다. (로이스 로우리)
-그림책의 가장 큰 장점은 “어떤 소재도 그만의 방식으로 녹여낸다”는 점입니다. 그래서 성인들이 읽는 소설이나 에세이 등과는 달리 사회문제나 다소 무거운 주제를 가진다 할 지라도 “아, 이럴 수도 있구나”, “아, 이렇구나”라고 큰 거부감없이 받아들일 수 있죠
-기억이 흐려지는 ‘치매‘를 다뤘지만 그 기억 덕분에 두 사람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지고 상대를 받아들이는 법을 자연스럽게 익힙니다. 만일 그림책이 아니라 누군가의 수기나 에세이였다면 ”아 그래서 카를리는 남편이야 친구야?“, ”할머니한테 사과나무는 어떤 존재야?“, ”아니 할머니는 왜 사과 나무가 아니라 사과를 먹었을 뿐인데 좋아하는거지?“와 같이 끊임없는 질문과 그 답을 찾기위해 책을 분석하듯 봤겠지만, 그림책이니 ”아 카를리라는 사람이 할머니에게 특별한 친구였구나“, ”아 할머니와 안나는 사과를 깎아 먹으며 화해를 했구나“ 라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며 책을 책답게 수용할 수 있습니다.
-굳이 ”이건 왜지?“라고 해석할 필요가 있을까요? 책은 책일뿐, 감상도 책을 읽은 만큼, 딱 있는 만큼 봐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