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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렇게 태어났대요
김항심 지음, 원은희 그림 / 책구름 / 2023년 10월
평점 :
우리의 주인공을 ‘걷는 존재’로서 세계 속으로 씩씩하게 걸어 들어가는 주체적인 아이로 그리고 싶었던 욕망은 제 경험 안에서 꺼내왔습니다. 다섯 살이었던 제가 목격했던 탄생의 기쁜 순간도 지금의 어린이들에게 알려주고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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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는 저 깊은 곳에 어떻게 들어갔지?“
”아기는 뱃속에서 무얼 하고 있을까?“
”나처럼 엄마의 뱃속을 열심히 걷고 있을까?“
문득, 여덟 번째 생일 파티에 찾아온 이야기요정이 생각났어요. 그는 노래처럼 속삭였어요-내가 어떻게 태어났는지.
👉🏻아기가 생기려면 난자와 정자가 서로 만나야 해요. 둘이 만나려면 먼저 약속이 있어야 해요.
✨아기를 태어나게 하는 건 서로의 몸을 포개야 하는 일이어서요. 서로의 마음을 먼저 확인하고 서로 존중하는 마음이 필요하대요. 남자의 단단한 음경이 부드러워진 여지의 질로 들어가고 여기서부터 정자와 난자가 서로 만나기 위한 긴 여행이 시작됩니다. 수 많은 정자 중 하나의 정자와 난자가 만나고, 동그란 알이 점점 자라 사람의 모습이 되어갑니다.
✨그렇게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지낸 아기는 아기집의 문을 밀고 세상으로 나와요. ”나는 그렇게 태어났대요“
✍🏻딱 지금 저희 아이들이 “엄마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라는 질문을 자주하는데 너무 맞춤한 책이었어요. 책을 보여주면서 아이들을 슬쩍 봤는데 정작 아이들은 으흠 하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더라고요. 아, 그래, 이게 바로 눈높이 성교육이구나. 나도 아이들의 시선에서 바라보고 이야길 나누면 되겠구나. 너무 애둘러 표현하지 않아도, 비유를 하지 않아도 괜찮구나 라는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이 책은 두 사람이 약속을 하고, 음경이 질에 들어가면서 정자와 난자가 만나고, 그렇게 동그란 알이 점점 커져 아기가 되어 아기집의 문을 열고 세상에 나왔다고 그려냈습니다. 간결하지만 얼버무리지 않고, 사실적이지만 부담없는 선에서, <아기는 어떻게 나와?> <나는 엄마 뱃속에서 어떻게 나왔지?>에 대한 가장 확실한 대답이 되지 않았나 합니다.
👉🏻특히 ”아기가 아기집의 문을 열고 나왔다“에서부터 ”너는 네가 스스로 세상 밖으로 나온거란다“라고 말해주니 ”와아, 나 대단한데?“라고 으쓱하더군요. ”낳았어“가 아니라 ”나왔어“
비슷한 듯 하지만 주체가 전혀 다른 이 두 말이 주는 의미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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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작은 동화책이 어린이들에게 들려주는 신나는 응원가이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