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주문하세요 상상 동시집 23
박경임 지음, 민지은 그림 / 상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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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맛에 동시를 읽지

동시집 「엄마를 주문하세요」는 읽는 동안 가만히 있지 못합니다. 동시는 분명 글자에 꼭꼭 눌러적혀있는데, 읽다보면 어느새 운율이 생겨 흥얼흥얼 읊조리게 됩니다. 시와 달리 동시는 어떤 주제로 쓰더라도 결코 어둡지 않습니다. 거기다 마음이 찡해집니다.

/p.17

꽃사과나무

자기가 꽃나무인지도
모르고

자기 몸에
꽃이 피었는지도 모르고

벚꽃 바라보며
벚꽃 부러워하며 살았네

가을 되어
조랑조랑 열린 꽃사과를 보고
꽃의 시간이 지나간 걸 알았네
-
/p.58

할머니는 내가 아픈지 어떻게 알아요?

응, 내가 100번 넘게 아파 봤거든
-
가장 짧지만 강렬한 작품이었습니다. 자기가 아파봐야 다른이의 아픔을 이해한다고 하죠? 때론 백 가지 말보단 한 가지 행동이 더 와닿을때가 있습니다. 이 시가 그랬습니다. 더불어 “아, 내가 백번은 아파야 다른 이의 아픔 한 번을 이해하겠구나” 깨달음을 얻었습니다.

📍동시를 더 이해하고 싶다면 <해설>에 주목할것!

책을 본격적으로 읽기 전, 책을 슬쩍 보는데 뒷편의 종이 색깔이 달랐습니다. 신기한 마음에 먼저 펴보니까 시인 이안 님의 <해설>이었습니다.

👉🏻괜한 편견을 가질것 같아 동시를 모두 읽고 이안 시인의 해설을 살폈습니다. 작품에 대한 감상이 주를 이룰 줄 알았는데, 작품을 하나하나 세세히 관찰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고자 했습니다. 도치법을 통해 작가가 드러내고자 한 것, 연결어미도 허투로 쓰지 않은 작가의 내공이 돋보여서 굉장히 재미있었습니다.

✅<해설>을 먼저 보고 작품을 보아도 면밀하게 작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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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시집을 보고 나서 누군가 묻더라고요. <책 어땠어요?> 저는 말했습니다.

“옷장을 열어 옷을 정리하다가 어릴적부터 즐겨 입던 옷을 발견했어요. 알록달록해서 좀 촌스러워 그랬는지, 살이 쪄서 안맞아서 그랬는지 왜 이 옷을 언제부터 안입었는지 기억은 안나요. 근데 보자마자 아, 하고 너무 반갑더라고요. 슬쩍 입어서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었는데 뭔가 잡혀요.

꺼내보니 꼬깃한 작은 종이에요. 종이를 펴보니까 내가 너무 좋아하던 사탕껍질이었어요. 아직 그 사탕의 향이 남아있고, 그걸 맡으니 어찌나 기분이 좋고, 또 이 옷을 입고 좋았던 기억이 막 나더라고요. “

✨누구에게나 있었던 추억인데 저기 어딘가 있어서 평소에는 잘 몰랐다가 어느날 문득, 꼬깃하게 펼치면 은은한 향이 나는.... 그래서 추억을 더 아름답고 가치있게 만들어주는. 이 책은 저에게 그렇게 와닿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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