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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니와 나 - 순수했던 어린 날, 그때 우리를 기억하나요
윤상은 지음 / 도트북 / 2023년 10월
평점 :
✍🏻「언니와 나」 는 아주아주 평범한 책이다. 여기서 ‘평범’이라는 건, 여느 책과 달리 다이내믹한 기승전결의 이야기가 있거나, 독특하고 특별한 인물이 등장하거나, 색다른 주제로 눈길을 사로잡지 않는다는 뜻이다. “에이, 그럼 무슨 재미로 보나요“라고 책을 슬쩍 펼쳤다가 그 <놀라운 평범함>에 매료되어 책 한권을 뚝딱 읽었다.
👉🏻우선 이 책은 불편하지 않다. <언니와 나>라는 제목만 보고 자매간의 다툼과 시기, 샘, ”언니면 다냐“, ”동생이면 다 양보를 해줘야하냐?“고 싸우지 않는다. 언니는 이랬고 동생은 이렇다고 굳이 ‘언니’와 ‘동생’을 강조하지 않는다. 이 책은, 아주 소소한 나의 일상을 담았을 뿐이다. 다만 거기에, 돌아보니 항상 <언니>가 있었다는걸 아련하게 느낄 수 있게 한다.✨밤이 무서운 동생을 위해 옆에서 함께 자주고, 사방팔방 물놀이 한 후 엄마에게 혼날 걸 함께 걱정하고, 담벼락에 같이 그림을 그리고,.. 나의 일상 곳곳에 언니가 함께있다.✨때로는 싸우기도 한다. 언니가 동생이 귀찮아서 숨기도 하고, 언니 혼자 사색에 잠기기도 한다. 그럴땐 언니는 다른사람 같다. 하지만 언니는 항상 내옆에, 나도 언니 옆에 <언제나 다시 돌아와서> 함께있다. 뭐든 <함께> 언니는 ‘함께’라는 말이 너무나 어울리는 사람이다./p.122달빛 아래 우리조용한 밤. 언니와 속닥이던 시간이 참 좋았어요.학교에서 만난 친구.흥미롭게 읽은 책.친구에게 들었던 말들...온전히 내 마음을 풀어 놓을 수 있어 편안했지요.잠시 흐르는 정적도 좋았어요.서로의 온기를 느낄 수 있으니까요.가끔 몸과 마음이 지칠 때면 언니가 보고 싶어져요.다음에 만나면 이야기 나눌 수 있을까요?“언니, 오늘 무슨 일이 있었냐면...”-✍🏻나는 친언니가 없다. 하지만 내 곁엔 늘 언니들이 있었다. 어릴적엔 사촌언니, 동네언니가 있었고, 학창시절엔 선배언니, 사회생활하면서는 주임언니, 과장언니, 아이를 낳고 나선 동네언니, 원래 알던 언니, 그리고 서로를 만만하게 여기면서도 친자매처럼 지내는 사촌언니까지.👉🏻수많은 친족간의 별칭 중 ‘언니’라는 말은 왜 이리 특별한지. 누나나 형은 듬직하지만 어렵게 느껴지고, 동생은 마냥 아이같고 그런데 “언니”는 좀 유달리 느껴진다. 언니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특징을 살펴보면 이렇다. 1. 편안하다 2.든든하다 3.만만하다 4.어려울때 늘 나서준다 5.나보다 동생같을때도 있지만 그 누구보다 훌륭한 인생선배기도 하다.-✨얼마전엔 시어른이 가는 교회에 아이들이 다녀왔다. 유아반 지도를 해주시는 분이 예전에 큰어린이 어린이집 선생님이신데, 늘 수업이 끝나고 나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신다. 매번 나도 몰랐던 아이의 이야길 해주셔서 놀랐는데 그날은 진짜 생각치도 못한 말을 들었다.”어머니, 큰어린이가 그러더라고요. <선생님 저는 동생이 좋아요. 동생은 늘 저를 웃게 해주거든요> 아유, 얼마나 기특한지 몰라요. 간식도 동생 줄거라고 한개 더 달래서 제가 하나 더 줬답니다.“나는 그전까진 큰어린이, 작은어린이를 ‘내 아이들’로만 생각했지 큰어린이가 ‘언니’라고 생각해본적이 딱히 없었다. 그냥 둘이 늘 투닥거리는 아이들이지 뭐. 그런데 선생님의 이야길 듣고 새삼스럽게 ‘아, 우리아이가 <언니>구나’싶었다. 그날 돌아가는 차 안에서 유독 ‘언니랑 잘 지내라’, ‘언니가 하는 이야기 잘 들어’라고 해줬던것 같다.<언니>는 나이를 따지지 않는거구나. 6세도, 36세도. 그래 우리가 다 <언니>구나. 세상의 모든 <언니야>들, 고맙고 힘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