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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말고 모모
로진느 마이올로 지음, 변유선 옮김 / 사계절 / 2023년 10월
평점 :
??「부모 말고 모모」 는 법률 전문기자 로진느가 동성 배우자인 나탈리와 스페인에서 보조생식술로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기까지 과정을 담아냈다.
에세이지만 전문용어가 등장하고, 과연 동성부부가 부부로 인정받고, 나아가 출산을 하기까지 여정을 시간의 순서에 따라 적혀있어 읽는동안 내가 마치 로진느와 그 배우자의 옆에서 같이 쫒아다니며 출산까지 본 것 같다.스피드한 전개와 다이내믹한 구성, 너무나 간단하고 당연하다고 생각한 <두 사람이 만나 아이를 낳는 일>이 그저 배우자의 성별이 같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해야하나 싶을 정도로 험난하기까지 하다.??로진느는 애써 밝고 유쾌하게 이 과정을 털어내지는 않는다. 부당함에 소리높여 말하고, 자신의 신념과 배우자의 의견을 존중한다.????????무엇보다, 사랑하는 두 사람이 만나 아이를 낳는과정은 비록 다르다 할 지라도 그 의미와 아이에 대한 사랑과 애정이 무한한것은 경중없이 같다는 점이다.오히려 이 ‘모모’는 자신들이 만든 가족을 지키고, 온전한 모모와 가족으로 인정받기위해 작은 것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미션을 클리어하듯 자신들의 앞을 헤쳐나간다.본인들은 이 과정이 힘들텐데, 의외로 이 책은 ’그러려니‘, ’원래 이렇게 하는거지뭐‘라고 담담하다. 그 과정이 보는 사람에 따라 매우 신랄하고 불편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그들이 써내려갔듯 ‘담담하게’ 읽었다./여러분도 알 수 있듯이, 우리조차도 스스로 기준으로 삼을 만한 새로운 이미지가 필요했다. 우리는 사회를 위해 그 이미지를 만들어보자 생각했다. 우리에게는 책임이 있었다. (p.178)?불과 10여년 전만 해도, <가족>은 어머니, 아버지, 아이들의 형태가 “표준”이자 “정상”이었다. 한부모, 조손, 소년소녀가장, 입양, 다문화 등의 형태는 ‘좀 남다른 가족’으로 치부되었고, tv나 매체 등에서도 이들을 다룰때 정상적이지 않다-는 전제를 가지고 결핍, 편견, 차별 같은 주제로 에피소드를 이어나갔다.??평범하지만 가족 구성원으로 항상 겉돌던 나는 이게 참 이상했다. 사별로 인해 어쩔수없이 한부모가 된 집, 배우자의 폭력과 아동학대 때문에 이혼하고 홀로서기하면서 건강한 삶을 살게 된 집, 국제부부로 새로운 가정을 이뤄 다양한 문화를 집에서 공부하고 이해하는 집 등등.굳이 ‘엄마 아빠가 있는 집’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저마다 <가족의 유대>와 <애정>을 가진 집이 많은데 왜 이렇게 ‘정상과 비정상’으로 나누는거지?[가족]의 사전적 뜻은 다음과 같다.:주로 부부를 중심으로 한, 친족 관계에 있는 사람들의 집단. 또는 그 구성원. 혼인, 혈연, 입양 등으로 이루어진다./사전의 뜻을 찬찬히 들여다보면 ‘주로 부부’라고 적혀있다. ‘무조건’이 아니라 주로(기본으로 삼음) 라고 표현한 것이니 반드시 부부여야하는것도 아니고, 남자와 여자가 부부를 이뤄야 한다는 말도 없고, 혼인 말고도 혈연이나 입양 ‘등’ 다채로운 방법으로도 가족을 이룰 수 있다고 되어있다. 아이가 있어야 한다는 말도 없다.그러니 “가족”은 사실 우리가 익히봐온 남녀부부가 아이를 꼭 대동한 관계에 한정할 수는 없이, 생각보다 더 포괄적인 의미인 셈이다.??시대와 세대가 변하면서 다양한 라이프스타일이 생겨나고, 이에 과거부터 행해오던 것들도 이에 발맞춰 변모하고 있다. 결혼과 출산은 필수아닌 선택이 된 지 오래고, 이혼도 흠이 아닌 ‘당당한 자기 선택’으로 인정받고 있다. 딩크족, 니트족, 캥거루족 같은 말도 낯설지 않다.??그러니 ‘부부‘와 ’부모‘의 정의도 더 넓고 새롭게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세상의 모든 <가족>은 인정받아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