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살 위로 사전 - 나를 들여다보는 100가지 단어
박성우 지음 / 창비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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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이 굳이 '마흔 살'을 콕 집은 이유는 뭘까? 마흔살이 보기에 단어들이 너무 작고 귀엽다. 책을 다 읽고 나니 '아, 마흔에 읽어야 겠구나' 아차 싶었다.

내가 잊고 지낸 귀여운 단어들. 내가 놓치고 있던 단어의 진정한 의미. 그 모든걸 다 깨달을 즈음 비로소 '불혹한 사람'(미혹되지 않는 사람)이 된다.

​✨안쓰럽다는 말에 얼마나 많은 걱정과 관심이 있었는지,

단단하는 말이 내면이 얼마나 옹골차고 단단한지,

찜찜하다는 말이 불안을 내포하고 있지만, 동시에 상대의 배려가 꼭 필요한 말이었는지,
-
​잊고 지낸 그 말의 참 의미를 다시 새기게 되었다.

/p.18

[각별하다] : 떠올려보는 것만으로도 뭉클하게

'아 예쁘다, 너처럼!'

각별하다는 것은, 아무리 소소해도 좋은 것만 보면 네가 눈앞에 아른거린다는 것.

-할머니가 계셔서 지금의 내가 있어.

나를 키워주신 외할머니와의 기억을 더듬어볼 때. '할머니도 내가 이렇게 커서 잘 사는 게 마냐아 신기하겠지?'

​-언니, 언니가 아니었으면 직장생활 못했을 거야.'

자기 아이 키우기도 힘들었을 텐데 내가 바쁠 때마다 우리 애를 자식처럼 돌봐주는 언니를 떠올려볼 때.

​-내가 보는 것을 너도 보고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멀리 떨어져 지내도 서로를 향해 기울어져 있어 쓰러지지 않는다. 내가 넘어지려 할 때마다 네가 중심을 잡아주고 네가 넘어지려 할 때면 내가 중심을 잡아주면서. 너는 멀리 있어도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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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은 오랜 내 친구 같다. 그럴듯한 양장본이 아니어도 <이 책 예쁘죠?>, 멋드러진 미사여구가 없어도 <이 책의 글 너무 멋지지 않아요?>, 적절한 예시에 <어휴, 맞아 내가 이걸 썼나 싶을 정도인걸?>, 여기에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마음 곁에 마음을)을 함께 보면 단어가 어느새 내 마음에 들어온다. 보기에 멋지고 언변이 좋고 늘 내 옆에서 재잘대지 않아도 마음에 훅 들어와 앉은 친구.

​-이 책은 늘 내 가방 속에 있다. 생각날 때마다 꺼내보는데 몇 장 보고 다시 넣을 때도 있고, 어떨땐 표지만 한참 만지작거리다가 다시 둘 때도 있다. 그래도 늘 내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다.

오랜만에 곁에 오래 두고 싶은 책을 만나게 되어 참 기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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