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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폭발 - 타락과 광기의 시대, 그 근원에 관한 도발적인 탐구
스티브 테일러 지음, 우태영 옮김 / 서스테인 / 2024년 3월
평점 :
[개인화, 타자화를 넘어 공감의 시대로]
자아폭발이라는 제목도 자극적인데
함께 써있는 부제가 부정적인 느낌이라
쉽게 도전하기는 어려웠지만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 책이다.
저자는 거주지의 사막화로 인하여 본래 살던 곳을 떠난 인류가 음식을 구하기 어려워지는 상황을 겪으며 자아폭발-개인성의 확대-를 겪게 되었다고 보았다.
거주지를 떠날 수밖에 없는 상황을 The fall 타락으로 명명하였고 그 이전 자연에 순응하고 공동체 정신으로 자연과의 합일을 이루었던 시대를 pre-fall 타락 이전으로, 그 후 개인성이 확대되고 사유재산을 소유하면서 점점 이기적으로 변하는 시대를 after fall 타락 이후 시대로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The fall 을 타락이라고 번역한 것에서 부정적인 의미가 더욱 강화되었다고 생각한다.
저자의 생각과 약간 달리 자아의 폭발적 성장 그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저자가 밝힌 것처럼 긍정적 영향도 분명히 무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기술, 과학, 농사법, 문학, 예술 등 자아의 확립으로 인해 인류에 미친 긍정적 기여도 또한 엄청나다.
다만, 저자가 지적한 현대 사회의 다양한 문제점, 예를 들어 전쟁, 사회적 불평등, 가부장제도, 환경오염 등이 나와 타인을 분리하고 나의 것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이기적인 사고관과 계급의식 및 그에 따른 차별에서 나온다는 것과 사회의 급격한 변화에 따라오는 불안감과 그에 따라 인류에게 닥친 여러 정신적인 문제들이 자아폭발 때문인 것에 동의한다.
그렇다면 인류에게 닥친 이런 문제들은 어떻게 해결해야 좋을까?
완벽한 해결방법은 없다. 이 모든 문제가 동시에 일어난 것이 아니듯 문제의 완화에만도 엄청난 시간이 걸릴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다 포기하고 그냥 나는 나와 내 가족, 나의 사유재산과 부의 축적만 신경쓰면서 살면 되는 걸까?
그렇다면 우리는 많은 사회학자들과 과학자들의 예측대로 머지않아 인류의 종말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미래를 예측하는 능력이 있는 만큼 더 좋은 미래를 위한 선택을 할 수 있는 사고력이 있다. 이런 문제들을 거시적으로만 접근한다면 망망대해에 홀로 떠있는 부표처럼 비관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시적으로 접근하여 나 하나라도 행동한다면,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라는 영화에서처럼 최소한 내가 3명의 사람에게 긍정적인 행동의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면 조금씩이나마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
다행히 이 저자는 서양식 사고관에서 이 글을 썼기에 우리나라와는 약간 차이가 있다고 싱각한다. 우리나라는 산업화가 시작된지 오래되지 않았고 아직까지는 선한 공동체의식이 남아있다고 본다.
언어에서부터 나의 나라가 아닌 우리 나라, 내 집이 아닌 우리 집으로 표현하는 것처럼 과거 우리 조상들이 살아온 함께라는 의식이 언어에도 배어있다. 나의 어릴 때만 하더라도 산에 가서 음식을 먹을 때 산에 사는 동물들이 먹을 음식을 던져 주는 아버지를 보며 컸고 지금도 주변에서 길거리의 동물들을 보살피는 많은 사람을 찾을 수 있다. 개인화와 사회적 복지가 같이 실천되는 것도 자주 목격된다. 아직 사회적 약자에 대한 측은지심이 더 발휘되면 좋겠다고 생각은 하지만 말이다.
앞으로 우리가 약한자와 동물들의 어려움을 공감하고 도우려 하고, 전 지구적 생태계를 유지하려 작은 실천이라도 한다면 우리가 사는 사회는 무작정 악화되지만은 않을것이라 감히 예측하고 소망한다.
협력하고 공감하며 자연과 합일을 이루는 순간을 느끼는 그런 삶을 살아가길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