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
변한다 지음 / 느린서재 / 2023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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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제목을 보고 아차 싶었다.
굶주린 마흔의 생존 독서.라니... 심지어 작가는 변한다.라는 이 책이 나를 이끌었다.

무엇에 굶주린 것일까?
생존하기 위해 독서는 필요할까? 
나도 생존하기 위해 독서를 한 시절도 있었지...라고 생각하며 이 책을 펼쳐보았다.

프롤로그의 첫 장부터 이마를 탁 친다.
" 내 작은 자살"이라는 말로 시작하는 소설가 수전 손택의 말을 인용하며 작가는 "독서로 나를 멈추고자 하는 마음"이 너무 똑같아서 놀랍다고 말한다.
이제는 이 책의 제목 "마흔의 생존 독서"라는 마음이 내 마음과 똑같아서 놀라웠다면 작가님은 놀라실까?

연간 400~500권을 읽어 제꼈던 나의 10대 시절을 지나, 200~300권을 읽었던 20대의 나날들.
돌이켜 생각해보면 그 시절 읽었던 책들의 양이, 독서의 질이, 내가 엿보았던 책 속의 삶과 캐릭터들의 상황, 생각, 말, 행동이, 그를 통해서 보여주는 작가의 사고 방식과 가치관이 지금의 나를 채워 세워준 것이라고 생각한다.
 
30대의 나는 근근히 책을 읽기는 했지만 생활에 필요한 실용서 위주였고 
직장에서 가정에서 생존하기에 급급해서 
어쩌면 이미 나라는 사람이 어느 정도 굳어졌기에 다른 사람의 생각을 받아들이기 어려웠던 것은 아닌가 싶다.
그 때의 내가 지금의 나보다 오히려 안정되었던 것은 지난 시절을 좋게만 생각하는 나의 뇌 때문일수도 있다.

하지만 40대가 되고 나니
어린 시절 생각했던 것처럼 어른도 아니고 , 그렇다고 어린 것도 아니고
정신을 차려보니 뭘 알지 못하는 것 자체가 이상해 보이는 나이가 된 것 같다.
그 동안 내 안에 쌓아뒀던 곳간을 야금야금 다 비우고 
공허해져버린 삶을 잊어보고 싶기도 했다.
매일 생존.하기 위해 철저히 조금이라도 책을 읽었을 저자처럼 나도 하루에 한 챕터라도 읽겠다는 마음으로
책 속으로 도망갔었던 어린 시절처럼 익숙하게도 나는 다시 독서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냥 고!  일단은 출발한다. 다시.
이제 겨우 3달 정도인데도 나는 조금씩 활력이 생겼고 작은 성취감이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 중 이 책의 제목을 만났는데 이런 동질감이라니! 
낯선 여행지에서 동네 사람을 만난 느낌이랄까?

1부 숨쉬듯 독서
2부 달라지기 위해 독서
3부 겸허해지기 위해 독서



작가가 읽으라는 대로 천천히, 꾸준히, 그럼에도 슬렁슬렁 읽어본 이 책은 작가의 생각을 자신의 경험과 다양한 책을 소개하면서 보여준다. 
좋았던 문장을 적어 놓는 노트에 쓰다가 포기하고 붙여놓은 인덱스 테이프...
인덱스들의 수로 알수 있듯이 이 책에서 기억하고 싶은 문장들을 수없이 만났다.

나를 숨쉬게, 달라지게도, 겸허해지게도 하는 책들을 마주쳤고 
저자가 인용한 문장들과 저자가 보여주는 저자의 가치관과 생각을 표현한 글들이 나를 아프게도, 살게도 , 깨닫게도 해주었다.
조금씩 뜨거운 커피를 홀짝이는 것처럼 읽으려 했던 책이었는데 울컥하다가 공감하다가 어느새 끝까지 달려 읽게 되었다.

매일이 지루한 일상이라면 재미로라도
새로운 생각을 알고 싶다면 깨우침으로 
공감과 위로를 받고 싶다면 그 위로까지
지금 고민하고 있다면 이 책을 읽기를 추천한다.

저자말대로 슬렁슬렁, 
나처럼 점점 가속도를 붙여 읽어도 좋다.
그 어떤 방법이어도 좋으니 이 책을 읽으면 그래도 그 무엇이라도 조금은 나아진다.
그 무엇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하루하루는 소중하고 우리는 매일 달라지고 변한다.
내가 어떻게 변할지는 내가 무엇을 먹고 보고 느끼고 생각하는지에 영향을 받는다.
지금의 작은 각도 차이가, 여기에서 멀어질수록 큰 차이가 되기에
어떤 자극이 필요하다면 당신이 필요한 그 자극은 여기에 있다.

그냥 고!  일단은 출발한다. 다시.
나의 요즘의 지론이다.

이 책에서 소개한 단 한 줄의 말이, 한 권의 책이 당신을 좋은 곳에 데려가 주기를 바라며
일단 출발하기를 권해본다. ^^



*도서는 런트리 북카페에서 기증받았습니다.
인스타그램 @lrn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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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h1004mg 2024-09-04 1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변한다입니다 공감해주셔셔 정말 감사해요. 책으로 구원받으소서

북드림캐쳐 2024-09-04 20: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낫 작가님, 감동적인 댓글 감사해요^^ 셀프구원에 도움이 되는 책 써주셔서 제가 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