맡겨진 소녀
클레어 키건 지음, 허진 옮김 / 다산책방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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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는 지금 아빠가 운전하는 차 뒷자석에 앉아
덜컹거리는 시골길을 따라 먼 친척집으로 가고 있다.
아빠도 소녀도 말이 없다.

도착한 곳에서 무심한 아빠는 친척이라는 아저씨 아줌마에게조차 건들거리며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녀를 놓고 떠나버린다.

이 책의 시작은 이렇다.
소설에서 소녀는 집을 떠나
얼마가 될지 모르는 잠시동안
알지도 못하는 친척집, 낯선 아저씨와 아줌마가 단둘이 사는 곳에 맡겨진다.

원제는 <foster>라고 써있지만 한국어 제목은 <맡겨진 소녀>, 영화제목은 <말없는 소녀>라고 한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소녀는 맡겨지고 만다.는 현실에서 시작한다.

소설의 배경이되는 아일랜드, 시골, 농업이 주인 마을, 자녀가 많은 가족, 시골 시장 등이 우리나라의 옛 풍경과 문화를 떠오르게 하기도 한다.

비슷한 환경에서는 비슷한 문화가 생기기도 하는지
굳이 비슷하다고 여기게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맡겨진 소녀>는 작중 화자가 여자아이,라는 것과
형제자매가 5명인데다가 새로운 동생이 태어날 예정인 것, 시골에서 무미건조하게 키워진 상황들이
나이대를 뛰어넘어 한국의 독자들이 과거의 자신의 삶, 부모님의 삶과 비교대조하며 이 책을 읽을 법도 하다.

개인적으로는
클레어 키건의 <이처럼 사소한 것들>의 전작인 이 책이
나에게 더 와닿았다.
<맡겨진 소녀>가 있기에 <이처럼 사소한 것들>로 나아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잘해준다는 것은 어떤 것이고, 어떻게 해야될까?
사랑은 뭘까?
그건 사랑이었을까?
가족은 나를 어떤 사람으로 생각할까?
지금가족은? 원래가족은?
나는 가족을 이해하고 용서할 수 있나?
나는 주변인에게 어떻게 하고 있나?

마음속에 여러가지 질문이 떠오르고
주변인들과의 관계가 생각난다.

소녀의 이야기를 통해서
사람 사이의 온기가 무엇인지
느껴지는 소설이어서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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