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가시노 게이고. 이름만 들어도 눈 앞에서 사건과 추리가 펼쳐진다. 이번 작품 또한 얼마나 대단한 전개가 될 지 궁금했고 기대했다. 단편집이며 총 5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가장 기억에 남고 마음에 드는 것은 마지막 5장인 '예지몽'이다. 가장 탄탄하게 구성되어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2장인 '영을 보다'이다. 만약 구사나기에게 유가와라는 친구가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사건의 실마리를 풀기는 커녕 실마리를 잡으려 하지도 않았을까? 유가와라는 친구의 추리력은 대단하고 단순한 추리를 벗어나 굉장히 논리적이고 합리적이다.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을 읽으며 아쉽다고 생각한 부분이 구사나기가 유가와에게 너무 의존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오래된 친구이고 그만큼 많은 사건을 풀어줬으면 이제 한마디만 듣고도 "어떻구나!" 하고 알아야 하는데, 아직도 한번의 대화로 알아차리지 못하고 결국 끝까지 의존한다. 독자의 입장에서 보면 현실성이 떨어질 뿐 아니라 (많은 소설과 사건들의 현실성 자체가 떨어지는 상황이 종종 있긴 하지만) 형사의 역할을 난처하게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작품 속에서 형사들이 놓치는 부분을 유가와는 딱 잡아 놓는데 이건 너무 흔한 구성이라는 생각이다. 하나의 사건을 두고 추리를 벌이는 점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책은 거리감이 없다. 제일 처음 추리 소설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추천해주고 싶다. 겁내지 않고 읽을 수 있는 도서라고 생각하는데 사건의 묘사가 자세한 게 아니라 사건을 풀어나가는 방법의 묘사가 자세하기 때문에 한번 읽으면 추리소설이라면 눈이 번쩍 뜨이게 될 것이다. 무엇보다 히가시노의 사건을 만들어내는 능력은 참 뛰어나다고 생각한다. '4장 그녀의 알리바이' 같은 경우 죽기 위한 방법을 읽으며 이해하게 되는데 사실 좀 어렵다. 실제로 상상력이 풍부한 나로서는 상상이 쉽지만 많은 독자들은 대충 넘길 수 있다. 그런 방법을 생각해내고 설명을 해내는 히가시노의 구상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실제로 그런 사건을 만난 것일까? 아침에 일어나서도 밥을 먹으면서도 씻으면서도 잠자리에 들면서도 오직 추리사건만을 생각하는 것일까? 특히 마지막 장을 모두 읽은 후 유가와의 빈틈을 알면서 히가시노의 매력을 느꼈다. 항상 똑같은 패턴에서 벗어나 마지막에 독자에게 건네는 신선함이란 정말 색다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