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회사 호시 신이치의 플라시보 시리즈 5
호시 신이치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7년 6월
평점 :
품절


호시 신이치.
내가 처음 접했던 그의 작품은 <변덕쟁이 로봇> 이었다.
처음엔 색다른 분위기의 내용전개에 놀라서 단순한 재미와 흥미로 읽었다.
하지만 읽어 나갈수록 재미만을 위해 글을 쓴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재미와 흥미도 더할 나위 없이 풍부하지만 우리의 미래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나의 미래가, 우리의 미래가 이렇게 되어 버리면 그땐 정말 어떻게 하지?
라는 걱정도 들었고 마냥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의 생활은 더욱 편리해졌다.
사람보다는 기계를 사용하여 자동화가 되었고 정보화, 세계화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세계가 발전하여 편리해졌다는 게 과연 긍정적인 결과만을 낳았을까?
해야 하는 일은 기계가 해주니 삶이 나태해졌다.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의욕도 많이 감소했다. 내가 하지 않아도 저절로 되는 일들이 늘었다.
많은 기계들은 우리가 만들었지만 실제로는 그것들이 우리를 지배하는 세상이 왔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언제부턴가 그것들에게 매료되어 그것들이 없으면 일을 할 수 없고 하기 어려워진다.
편하기 위해 만들어 사용했던 것인데 오히려 그것들 때문에 더 힘들어졌다.

과연 <도둑회사>란 무엇일까?
이런. 나는 책을 읽고 왜 처음 책 제목을 듣고 단순하게 생각하지 못했는지 나 자신에게 물었다.
그리고 도둑회사는 멍청한 회사! 라는 생각이 했다.
어떻게 그런 말을 할 수 있냐고 할 지 모르겠지만 진짜 그런 생각이 딱 떠오른다.
도둑회사의 직원들은 하나의 지갑을 완벽하게 훔쳐내기 위해 노력한다.
계획하고 실행한다.
또 완벽하게 처리하기 위해 몇몇의 사람들이 갖가지 일을 맡아 한다.
큰일 났다며 소리치기도 하고 갑자기 쓰러지기도 한다.
그리고 먼저 파출소에 가서 잘 들리지 않는 척 큰소리로 길을 묻기도 한다.
이렇게 해서 사람들을 혼란시키고 완벽하게 지갑을 훔쳐낸다.
어떻게 보면 정말 계획적이고 체계적이고, 완벽한 회사이다.
하지만 하나의 지갑을 훔치기 위해서 이렇게 까지 하다니 정말 어처구니없는 회사가 아닐 수 없다.
이런 회사에 다니는데 제대로 된 월급을 받으며 지낼 수 있을까?

이 책에서는 색다른 반전도 느낄 수 있고 기발한 상상력도 느낄 수 있다.
호시 신이치.
그는 정말 기발하고 대단한 상상력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어떻게 이런 내용들을 떠올리고 표현할 수 있었을까?
노벨상에 ‘기발한 SF 상상력 상’ 같은 분야가 있었더라면 분명 호시 신이치의 차지였을 것이다.
짧은 단편으로 이루어진 한권의 책인데
읽고 나면 엄청난 작품을 읽은 기분이 들고 읽을수록 어딘가 모르고 흐뭇하고 뿌듯하다.
아직 플라시보 시리즈를 모두 읽어보진 못했지만 나머지 책들도 읽는 동안 지루하다는 느낌은 받지 못할 것 같다.
잠시나마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 입가에 미소를 띠어볼 수 있었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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