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젠시아의 마음이 그린 편지
라젠시아 지음 / B&P Art&Culture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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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사진첩을 최근에 방청소를 하면서 찾았다. 빛 바랜 작은 사진첩에는 부모님이 있었다.


내가 본 적이 없는 부모님이었다.


날씬하고 멋진 포마드를 한 아버지, 풋풋하게 미니스커트를 입고 통부츠를 신은 어머니


볼 때마다 신기한 부모님의 모습에 나도 어른이 된다면 사진첩을 남기겠다고 다짐을 했었다.


하지만 성인이 된 지금, 초등학교 때 이후로 사진첩의 사진이 더 늘어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이 발달하면서 굳이 사진을 현상할 필요가 없었고, 그렇게 즐거운 일이 많지 않았다.


그래서 나의 동심과 꿈은 어느 순간 말라가고 있었다.


<라젠시아의 마음이 그린 편지>는 메마른 마음의 비료와도 같았다.



인형 니나와 소원 배달부의 이야기에 나는 심장이 고동치는 묘한 감각을 느꼈다.


심장 한 가운데를 콕콕 찌르는 통증에 왜 이런지 한참을 생각했다.


그 결과 나는 니나와 소원 배달부를 통해서 잃어버린 동심과 꿈을 만났음을 깨달았다.


어느 사이 편리함이란 말 아래로 꿈도 동심도 하나 둘 씩 추락해서 찾을 수가 없었다.


마음이 끌리던 일도 상처를 받을까봐, 어중간한 후회는 하고 싶지 않아서, 내가 생각했던 바와 다른 풍경은 보고 싶지 않다는 말 아래서 나는 외면해왔다.


나의 소중한 동싱과 꿈을...



하지만 니나와 소원 배달부는 나와 달랐다.


직접 대면하지 않아서 후회하기 보다 새로운 길로 나아가기로 했다.


차선으로 소중한 것을 잃을지라도 최선의 대상을 위해서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마침내 그들은 각자의 꿈과 소망에 도달했다.


현실적이라는 말 아래서, 어릴 적 꿈이라는 말 아래서, 기술의 편리성에 기대어서 외국어를 배우길 꺼려했던 나는 무수한 말 아래서 무수한 꿈과 동심을 흘려보냈다.


그래서 라젠시아 작가님의 이야기가 마음을 찡하게 울렸다.



사람은 죽음에 가까워져서야 심해에 있던 동심이 수면으로 떠오른다는 묘사는 나에게 새로운 성찰을 할 기회를 주었다.


공학도로서 취업이란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창작의 꿈도 키우고 싶다.


번역기에만 의존하며 외국작가님의 언어를 이해하고 소통하고 싶다!


나는 <라젠시아의 마음이 그린 편지>를 읽고 깨달았다.


내 마음 속의 동심과 꿈이 있음을, 그리고 그들을 크게 키워내고 싶단 마음을!



이 책은 현실과 이상 사이에서 메마른 마음을 적시는 비료와도 같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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