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 오늘의 청소년 문학 29
김지숙 지음 / 다른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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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소녀A, 중도 하차합니다>는 왕따 관려자들의 삶을 현실적으로 옮겨 놓았다는 느낌이 들 정도였다.

왕따 피해자인 Hodu, 왕따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인 소녀 A, 진짜 가해자인 소녀 그리고 과거에 얽힌 미스고릴라 각각의 삶을 보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현실과 닮아있다.


1. 왕따 가해자 과거 폭로를 하는 심리


나도 오랫동안 왕따를 당해서 알지만, 나를 괴롭혔던 자들이 번듯하게 고려대를 가고, 교대를 가서 잘 먹고 잘 산다는 상황이 분했던 적이 많았다. 


자그만치 4년을 괴로워 했는데도, 그들은 멀쩡하게 삶을 영위해가며 자신들이 벌였던 일을 단지 과거의 장난으로만 간주하는 점이 불쾌했다.


Hodu는 자신을 괴롭혔음에도 버젓이 잘 살아서 인기가 많고, 빛나는 소녀A가 밉고 싫었다.


미스고릴라는 과거에 자신이 소녀A보다 특별하다고 생각했는데 현재에 와서 상황이 역전되자, 왜 네가 나보다 특별하냐는 말로 소녀A를 싫어했다.


둘 다 고통?으로 인해서 과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힘든 삶을 살고 있는데, 자신과는 상반된 삶을 사는 소녀A의 모습이 아니곱게 보였을 것이다. 


분야를 막론하고 과거 폭로를 하는 심리도 이렇지 않을까?



2. 게시물에 따라 왔다갔다 하는 댓글


소녀A의 왕따 가해자 과거에 대한 댓글의 반응은 현실과 비슷하다.


처음에는 온갖 말로 소녀A를 까내리다가, 나중에 가서야 진상이 밝혀지자 차즘 자신도 진짜 가해자 때문에 무서웠다는 말과 소녀A의 상냥함에 대한 댓글이 나온다.


현실 속 연예 뉴스 기사와 퍽 비슷한 점이 많다.



3. 진짜 가해자의 행방 묘연


소녀 A와 Hodu 사이의 일은 피해자였기에 가해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자와 원래 피해자였던 자 간에 수많은 오해와 상황으로 인해서 일어났다. 


그래서 화해도 하고 오랜 친구로서 교류를 할 수 있었지만, 이 소설 속 진짜 가해자에 대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이 두 소녀가 서로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게 만든 가해자 소녀의 이야기는 그리 많지 않다.


중학교에 가서도 잘 사며 친구들을 데리고 다니며 자신이 피해자들을 괴롭혔단 사실에 대해서 별로 죄책감을 느끼지 않은 체로 살고 있다.


이 소녀가 소녀A나 Hodu에게 사과를 하거나, 왕따에 대해서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눈 장면조차 없다. 이에 나는 뉴스에 왕따 가해자 과거가 폭로되자 엄청 관심을 끌다가 조용히 관심 밖으로 사라진 많은 가해자들이 생각났다. 


뉴스로 그들의 과거가 밝혀졌다고 해서 그들이 피해자에게 사과를 했을까?


진지하게 스스로의 과거를 뉘우치고 반성했을까?


과거 폭로 후 일들은 뉴스에서조차 몇 마디로만 존재할 뿐이니 확인할 방법이 없다.


그저 서지희처럼 어느사이에 우리들의 시야 밖으로 나갔다는 사실만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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